'에이스 본색' 김선우, 비결은 하체 중심투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5.10 07: 26

지난해 상체 위주 투구를 하다가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면 올 시즌은 다르다. 1년 전을 반면교사 삼아 무릎 관리에 힘을 쏟는 '써니' 김선우(34. 두산 베어스)의 초반 활약이 뛰어나다.
 
김선우는 올 시즌 3승 2패 평균자책점 1.76(1위, 10일 현재)의 성적을 올리며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선발 원투펀치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8일 잠실 롯데전서 9이닝 7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2개) 무실점 완봉투로 팀을 3연패서 구해냈다. 투수진 맏형 위력을 제대로 떨쳤다.

 
이 완봉승은 KIA 외국인 좌완 트레비스 블렉클리에 이은 8개 구단 투수 중 두 번째 완봉이다. 또한 팀으로 따지면 지난 2007년 7월 31일 잠실 한화전서 다니엘 리오스(전 야쿠르트)가 완봉승을 거둔 이래 4년 만의 쾌거다. 국내 투수 기준으로 따지면 2005년 이혜천 이후 6년 만이다.
 
리오스가 떠난 이후 두산은 선발진보다 계투진이 더욱 주목을 받았던 팀이었다. 그러나 니퍼트가 제 위력을 발휘 중인 상황에서 김선우까지 기염을 토하며 두산 선발진은 튼튼한 축을 얻었다.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가장 큰 변화는 팔 각도의 변화다. 김선우는 지난해보다 가능한 공을 놓는 타점을 높게 하는 데 집중하며 올 시즌을 보내고 있다.
 
"스피드는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대신 공을 놓는 타점을 지난해보다 높이는 데 집중했다. 팔 각도가 높아졌기 때문인지 슬라이더나 스플리터가 떨어지는 각이 좋아져 초반 페이스가 좋은 것 같다. 무릎 상태가 지난해보다 좋기 때문에 최대한 무릎을 제대로 지탱하고 팔 각도를 높여 던지고자 하는 것이 주효했다". 팔 각도를 높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조금 더 하체 중심 투구가 되고 있다는 말이다.
 
지난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하며 한국 무대를 밟은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김선우. 그러나 그의 투구에는 약점도 분명했다. 고질화된 무릎 통증이 사라지지 않은 상황서 하체 중심 이동 투구를 할 수 없어 상체 위주 팔 스윙에 의존한 투구를 펼쳤다. 투구 스타일을 탈피하며 재미를 보았으나 결국 시즌 중후반에 접어들며 팔꿈치 통증을 겪었다.
 
알려진 이야기가 없었을 때도 상대 타자들은 김선우의 투구를 보며 "팔 각도가 크게 낮아졌다. 확실히 팔꿈치가 안 좋은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선발 과정에서 김인식 기술위원장이 "김선우는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제외했다"라고 밝히면서 기정 사실화되기도.
 
"지난 시즌을 겪으면서 상체 위주 투구가 내게 점점 어려운 상황을 가져다줬다. 올해는 무릎을 더욱 탄탄하게 해 하체 위주의 투구를 하고 싶다. 꼭 잘 되어야 하니까". 김선우는 자신이 등판하는 매 경기를 준비하며 전재춘, 홍성대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무릎 관리에 여념이 없다. 투구 축이 되는 가장 중요한 부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스피드가 떨어져도 하체 중심 투구가 제대로 된다면 이는 묵직한 볼 끝으로 연결되게 마련. "올해는 정말 팀도 나도 모두 꼭 잘 되어야 한다"라는 말을 반복 중인 김선우의 2011시즌 투구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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