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개그맨 역할 바꾸자, 시청자 논란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05.10 15: 33

 
MBC '나는 가수다'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가수들의 매니저로 출연 중인 개그맨들의 역할을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당초 가수들을 응원하는 감초 역할로 개그맨들이 등장했으나, 이들이 직접 가수들에게 점수를 매기고 순위를 발표하는 등 가수들의 무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자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특히 가수들의 무대 도중 화면에 등장하는 개그맨들의 점수표는 심각하게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다. 제작진은 개그맨들이 이 무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수다를 떠는지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것이라 계산한 듯 하지만, 시청자들은 오히려 다른 사람의 점수와 관계 없이 무대를 즐기고 싶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개그맨들이 각 가수에 대한 호불호를 표현하자, 이에 대해 거부감을 표하는 시청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노래를 즐길 때만큼은 다른 사람의 취향 관계 없이 '내 기준'으로 무대를 즐기고 싶다는 것. 그렇다면 임의대로 순위를 바꾸고 공개하는 개그맨들의 입장 표명이 무대의 여운을 즐기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온라인 상에는 개그맨들의 역할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쇄도하고 있다. 매니저라면, 단순히 가수를 데리러 왔다 갔다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가수의 무대에 기여하는 임무를 가져야 할 것이라는 것. 예능인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부여하고 싶다면, 무대를 보고 한마디씩 하는 것과는 다른 그림을 시도해봐야 할 것이라는 의견들이다.
 
실제로 방송에서 개그맨들은 대기실에 둘러앉아 '수다'를 떠는 역할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수다' 마저도, 다른 의견을 가진 시청자들에게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상황.
 
개그맨들도 괜히 '비호감'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 대다수의 시청자와 다른 의견을 냈을 경우, 또 다른 마녀사냥의 타깃이 될 수도 있는 것. 다른 의견이 잘 수용되지 않는 국내 정서상, 자신의 취향을 확실하게 드러낸 몇몇 출연자들에게는 이미 악플이 잇따르는 등 부작용이 포착된다.
 
제작진의 신중한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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