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도 버티고, 타선도 터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는 불펜이 말썽이다.
최하위 한화가 또 다른 문제에 직면했다. 한화는 지난 10일 잠실 LG전에서 4번타자 최진행이 3연타수 홈런을 몰아치는 괴력에 힘입어 중반까지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7회에만 대거 7실점하며 5-9로 허무하게 역전패했다. 헐거운 불펜이 다시 한 번 문제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뿐만 아니라 시즌 초부터 거듭되는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한대화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날 한화는 선발 안승민이 6회까지 2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안승민이 7회 시작과 함께 연속 3안타를 맞으며 흔들렸다. 한화는 곧바로 송창식을 마운드에 올렸다. 송창식은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2피안타 1볼넷으로 무너졌다. 특히 박경수에게 역전 만루홈런을 얻어맞았다. 이어 나온 정재원도 밀어내기 볼넷을 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불펜이 전혀 구원을 하지 못하면서 대책 없이 무너졌다.

올해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5.71)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선발진은 괜찮다. 최근에는 젊은 투수들이 어느 정도 버티면서 승부할 수 있는 경기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불펜진이 심각한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5.74로 최하위인데 특히 5월이후에만 8.16으로 급격하게 치솟았다. 확실하게 믿고 내보낼 만한 필승계투조가 없는 가운데 불펜 운용도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는 올해 역전패가 9패로 가장 많다. 특히 6회 이후 역전당한 경기가 4차례나 된다. 마무리투수 오넬리 페레즈가 4개나 저지르는 등 블론세이브도 7개. 물론 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은 수치다. 게다가 승계주자 실점율이 무려 50.0%에 달할 정도로 투수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자를 물려받은 구원투수들이 귀신 같이 주자들을 홈으로 불려들여 투수교체의 의미를 무의미하게 만들기를 반복했다.
마무리투수 오넬리도 문제지만 그 이전 중간 투수들도 믿음을 심어주지 못하는 형편이다. 박정진·유원상·정재원·송창식과 선발에서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 훌리오 데폴라가 등이 있지만 안정감이 떨어진다. 박정진이 가장 안정감 있지만 좀처럼 등판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다. 윤규진과 마일영은 각각 제구와 구위 문제로 2군으로 내려갔고,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도 부족하다. 필승조와 패전조의 구분이 무의미해 볼 보일 정도.
LG전에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한대화 감독은 "선발 안승민이 잘 던졌는데 중간계투의 선택이 아쉬웠다"며 스스로 투수교테 타이밍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길 경기는 확실하게 잡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선수 한 자리를 마무리로 채웠고, 불펜 강화에 힘썼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기 그지없다. 선발이 어느 정도 버텨줘도 지금처럼 불펜이 난조를 보이거나 제대로 운용이 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힘겨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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