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빠를수록 좋다고 했던가.
투수들은 시즌전 선발과 불펜에 맞춰 준비를 한다. 선발 후보에서 탈락한 선수들이 불펜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지만 대개 예상되는 보직에 맞춰 준비를 하게 된다. 그러나 예상이 모두 들어맞을 수는 없는 법. 시즌 개막 후 상황에 따라 보직변경이 이뤄진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초부터 각 팀들마다 투수들의 보직변경이 재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 선수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도 예외가 없다.
롯데가 대표적이다.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코리는 개막전 선발로 나올 정도로 에이스로 각광받았다. 넥센에서 이적한 고원준은 중간-마무리로 기용될 계획이었다. 특히 양승호 감독은 "고원준을 장차 마무리투수로 키우겠다"고 말할 정도로 마무리투수로서 그에게 남다른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개막 한 달 만에 코리와 고원준은 보직을 맞바꿨다. 코리가 마무리로 가고, 고원준이 선발로 돌아섰다.

5월부터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코리는 5경기에서 1승2세이브1홀드로 호투하고 있다. 8일간 5경기에 나와 10이닝을 소화할 정도로 강철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투구내용도 좋다. 10이닝 동안 피안타 6개를 맞았을 뿐 볼넷은 하나도 없고 탈삼진 8개를 잡았다. 빠르고 공격적인 투구템포에 두둑한 배짱으로 불펜에서 최적화된 피칭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마무리 자리를 굳혔고, 롯데의 고질적인 뒷문 부재를 해결할 키로 떠올랐다.
코리의 빈자리는 고원준이 채우고 있다. 지난해 넥센에서 풀타임 선발로 가능성을 보인 고원준은 선발 전환 후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 중이다. 불펜으로 4월 한 달간 12경기에서 20이닝을 던지며 1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1.80으로 활약했지만, 젊고 유망한 투수는 선발로 제대로 키워야 의미가 있다. 지난 10일 사직 넥센전에서 7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선발 유망주로서 존재가치를 확인시켰다. 앞으로도 롯데 선발진의 핵심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삼성 안지만도 시즌 초 장원삼의 부상 공백에 따라 임시 선발로 활약한 뒤 불펜으로 복귀했다. 선발로 4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76으로 선방한 안지만은 구원으로 복귀한 뒤 4경기에서 모두 홀드를 따냈다. 7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제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이닝 정도는 기본적으로 던져줄 수 있는 힘이 있다. 길게 던질 수 있는 필승계투조로서 최고 셋업맨의 복귀를 알렸다.
KIA 서재응도 선발에서 불펜 그리고 다시 선발로 돌아왔다. 시즌 초반 집단 마무리체제가 무너진 KIA는 노련한 서재응에게 마무리 보직을 맡겼다. 서재응은 불펜에서 6경기에 나와 2패2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했다. 비교적 안정감있게 했지만 힘으로 상대를 누르지 못했다. 조범현 감독의 선발야구 천명에 따라 다시 선발로 복귀했다. 서재응은 선발 복귀전이었던 지난 5일 목동 넥센전에서 6⅓이닝 4피안타 1볼넷 1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다.
이외에도 SK 전병두는 선발-중간-마무리를 넘나들며 전천후 투수로 활약 중이다. 전병두는 2차례 선발등판 포함 15경기에서 3승1패3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3.45로 활약하고 있다. 한화 외국인 투수 훌리오 데폴라는 선발에서 불펜으로 내려갔으나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50로 그리 인상적이지 못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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