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한 방에 운 리즈, 아쉬움 속 빛나는 완투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11 21: 24

LG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28)는 시즌 전 최고 외국인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나쁘지 않지만 기대했던 최상급의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7경기 모두 6이닝 이상 던질 정도로 꾸준한 모습을 보였으나 상대를 압도하는 맛이 떨어졌다.
실제로 리즈는 이날 경기전까지 7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5차례나 작성했으나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 특급 피칭이 없었다. 매경기 2실점에서 3실점은 기본적으로 줬다. 강력한 1선발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오기 시작했다. 한 번도 7이닝 이상 던지지 못했고, 이닝을 거듭할수록 상대에게 맞아나갔다. 1~3회(0.219)보다 4~6회(0.253) 그리고 7회(0.750) 계속해서 상승하는 피안타율에서 리즈의 약점이 나타났다.
하지만 11일 잠실 한화전에서 리즈는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입증해 보였다. 제1선발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인 것이다. 리즈는 이날 한화를 상대로 9이닝 4피안타 2볼넷 1사구 9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다. 리즈의 국내 무대 데뷔 첫 완투이자 올해 LG의 시즌 첫 완투경기. 그러나 9회 장성호에게 뼈아픈 역전 투런 홈런을 맞으며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시즌 4패(2승)째. 류현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완투패였다.

1회부터 깔끔했다. '천적' 강동우를 몸쪽으로 떨어지는 126km 커브를 통해 스탠딩 삼진 처리했다. 한상훈을 볼넷으로 보냈지만 장성호를 몸쪽 낮게 떨어지는 141km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잡았다. 최진행 타석 때에는 1루 주자 한상훈의 2루 도루를 잡아내며 위기를 넘어갔다. 2회에도 리즈는 탈삼진 1개를 곁들여 삼자범퇴 처리했다.
3회 첫 타자 이여상을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시켰으나 포수 조인성이 '앉아 쏴'로 이여상의 2루 도루를 저지하며 리즈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대수에게 첫 안타를 맞았으나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어 4~6회에는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한화 타선을 돌려세웠다. 탈삼진 3개와 땅볼 4개 그리고 뜬공 2개였다. 외야로 간 타구는 단 하나. 리즈의 강속구에는 힘이 실려있었다.
7회가 고비였다. 첫 타자 한상훈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최진행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줘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리즈는 흔들리지 않았다. 최진행에게 사구를 허용했으나 후속 타자 정원석에게도 몸쪽 공을 집중적으로 던졌다. 정원석을 3루 땅볼로 잡은 뒤 이어진 2사 2·3루에서 리즈는 대타 이양기를 5구 몸쪽 높은 149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흔들릴 법도 했지만 몸쪽으로 과감하게 찌르는 배포가 돋보였다.
 
국내 무대 데뷔 후 처음으로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리즈는 1사 후 이희근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이대수 타석 때 완벽한 피치아웃을 통해 조인성이 대주자 전현태의 2루 도루를 저지하며 흐름을 끊었다. 리즈는 이대수마저 바깥쪽 떨어지는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리즈의 개인 한 경기 최다 삼진 9개가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9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선두타자 강동우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것이 발단이었다. 한상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여기서 장성호에게 4구째 던진 134km 포크볼이 떨어지지 않고 높게 들어간 것이 치명타였다. 장성호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아갔고 타구는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다 잡은 승리를 놓친 뼈아픈 장면. 홈런을 맞은 후에도 리즈는 국내 무대 데뷔 후 가장 많은 117개의 공을 던지며 9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6km까지 찍혔다.
이로써 리즈는 올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6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점대(4.36)에서 3점대(3.96)로 끌어내렸다. 비록 마지막 공 하나를 잘못 던져 아쉽게 패전투수가 됐지만 국내 무대 데뷔 후 최고의 피칭으로 향후 활약을 기대케 만들었다.
waw@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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