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류현진(24, 한화 이글스)이 시즌 초 부진을 극복하고 완벽하게 부활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2일 사직 롯데와 개막전을 시작으로 3연패를 당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의 부진에 '올 시즌 10승도 거두기 힘들다'는 말부터 '류현진이 고전은 하지만 충분히 제 컨디션을 찾을 것'이란 말까지 별의 별 말이 다 나왔다.
결론은 후자였다. 류현진은 이후 4경기에서 3승1패, 3승 가운데 완투승을 두 차례나 거두며 '괴물다운' 모습을 되찾았다. 시즌 성적은 3승4패가 됐고, 8점대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도 3.91로 뚝 떨어졌다.

그렇다면 부진과는 거리가 멀 것 같았던 류현진은 부진 탈출의 해법을 어디에서 찾았을까.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한화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류현진은 "부진 탈출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투구 밸런스가 회복됐기 때문"이라면서 "저도 사람이라서 투구 밸런스가 무너집니다"라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1단계는 장거리 러닝
투수는 시각적으로 볼 때 공을 팔로 뿌리지만 힘의 원천은 단단한 하체에서 나온다. 하체가 흔들릴 경우 원하는 곳에 공을 전혀 뿌릴 수 없게 된다.
류현진도 마찬가지였다. 류현진은 "투구 밸런스를 잡는데 중장거리 러닝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정의한 중장거리는 최소 200m 이상을 말한다. 보통 외야 죄측 펜스에서 우측 펜스 끝까지 거리 정도로 보면 된다. 류현진은 올 시즌 초 무너졌던 투구 밸런스를 잡기 위해서 외야 '폴투폴'을 뛰고 또 뛰었다.
류현진은 지난해 9월 팔꿈치 통증으로 선발 등판대신 휴식을 취하는 동안 대전구장 관중석을 트랙 삼아 2시간 정도 러닝했다. 즉, 자신이 부진했을 때, 또는 몸이 정상이 아닌 순간이면 항상 장거리 러닝을 통해 컨디션을 회복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류현진 역시 "달리기 정말 열심히 했다. 많이 뛰었다"고 자부했으니 운동량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2단계는 투구 밸런스 회복
러닝을 통해 컨디션을 회복한 류현진은 차츰 투구 밸런스가 회복됐다. 든든한 하체가 받쳐 주면서 축이 되는 왼 다리 뿐 아니라 홈플레이트 방향으로 쭉 뻗은 오른 다리까지도 탄탄해졌다. 축이 단단히 서고 중심이동까지 완벽히 되면서 자신의 공을 뿌릴 수 있었다.
류현진은 시즌 초 부진 원인이 롯데전에서 넘어져서 그렇다는 말에 대해 "그 역시 하체가 불안했기 때문에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다"면서 "나도 사람이다. 여느 선수처럼 밸런스가 무너질 때가 있다"며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3단계는 되찾은 제구력
류현진은 컨디션 러닝을 통해 투구 밸런스를 잡으면서 흔들렸던 제구가 잡혔다. 실제로 류현진은 롯데와 개막전에서 4⅓이닝 동안 안타를 8개나 맞고 사사구를 5개나 내줬다. LG와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도 4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하다 윤상균에게 홈런을 맞고 급격히 흔들리며 6이닝 동안 8피안타 사사구를 5개나 내줬다.
14일 SK전에서도 6이닝 동안 사사구를 3개 내줬지만 서서히 투구 밸런스가 잡히면서 삼진을 10개나 잡아냈다. 20일 롯데전에서 8회까지 3사사구에 그치며 안정된 제구를 되찾고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이때부터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온 류현진은 1일 삼성과 완투승을 거두면서 사사구가 없었다.
류현진은 "시즌 초 밸런스라던지 투구 동작이 잘 안 맞아 볼넷이 많았다. 그런데 그게 조금씩 잡혀가면서 제구력도 잘 됐다. 제구가 잡히면서 실투가 줄었고, 사사구도 줄었다"면서 "이제는 여느 때처럼 근래 가장 좋은 경기가 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컨디션과 자신감을 회복한 류현진은 "앞으로 등판에서 모두 승리하는 하고 싶다"며 이제는 괴물 본능을 다시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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