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점점 좋아진다는 것을 느낀다".
시즌 첫 패전. 그러나 넥센 히어로즈 손승락(29)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주전 마무리 복귀가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손승락은 11일 열릴 예정이던 롯데와의 원정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된 후 사직구장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보강훈련을 가졌다. 가볍게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으로 훈련을 마친 손승락은 전날(10일) 등판에 대해 "결과를 떠나 상당히 만족스럽다"는 뜻을 밝혔다.

3-3으로 팽팽하던 8회말부터 마운드에 올랐던 손승락이었다. 앞선 4번의 등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3-8로 뒤진 8회(잠실 LG전) 시즌 첫 선을 보인 손승락은 두 번째 역시 8회였지만 6-1로 앞선 지난 4일 KIA전이었다. 5일 KIA전도 0-3으로 뒤진 8회. 4-9로 뒤진 8회 대전 한화전. 한결 같이 어느 정도 점수차가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균형을 잃지 않은 상황. 9회가 아닌 8회였지만 사실상 마무리를 투입할 수 있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이었다. 손승락은 지난 2월말 스프링캠프지였던 미국 플로리다 세인트 피터스버그에서 불펜 피칭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계속해서 재활 후 등판 간격과 상황을 조절해왔던 손승락이 이날 등판으로 비로소 마무리 복귀 최종 단계로 접어든 셈이다.
경기 결과는 좋지 않았다. 8회 이대호-홍성흔-강민호 중심타선을 6구만에 끝냈지만 9회 선두타자 조성환에게 우익 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이어 김문호에게 볼넷, 문규현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위기가 되고 말았다. 송신영이 마무리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지만 황재균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말았다. 손승락이 시즌 첫 패전을 기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손승락은 동점 상황에서의 등판에 대해 "평소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평소 마운드에 오를 때도 스스로 타이트하고 긴장된 상황을 가정하고 집중하려 했다. 이번에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집중력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내심 내 볼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 기쁘다"는 손승락은 "피칭 후 벤치로 돌아가며 볼 구위가 점점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다"며 "등판할 때마다 좋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 결과에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 나중에 완벽한 몸으로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손승락은 자신의 몸상태에 대해서도 "어깨가 뭉치는 정도도 한결 나아졌다"고 말한 후 "(조)성환이 형에게 맞은 안타는 조금 더 구위가 나아지면 방망이를 밀어내 파울이 됐을 것이라고 본다. 그런 것을 느끼고 자신할 만큼 좋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어 만족스럽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세이브 타이틀 홀더가 위용을 완벽하게 갖출 날이 머지 않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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