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김시후 "멋있어야 한다는 부담감 컸어요" [인터뷰]
OSEN 조경이 기자
발행 2011.05.12 08: 17

영화 ‘써니’에서 유일한 청일점으로 출연하는 김시후(23)의 존재감이 빛난다. 원빈의 스무 살 때 모습을 연상시키는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은 눈빛에 부드러운 미소, 호리호리한 몸매를 갖춘 동화 속 왕자님의 모습으로 극중 칠공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다소 방탕한(?) 고교생으로 출연했다.
‘써니’에서 김시후를 본 많은 충무로 관계자들은 “어릴 때 원빈의 모습을 빼어 닮은 것 같다”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눈빛이 살아 있고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등의 호평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
 

“사실 칠공주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고, 심은경의 짝사랑을 받는 인물이라서 멋있게 나와야 하는 인물이었어요. 강형철 감독님이 저한테 ‘시후야 너는 멋있어야 한다’ ‘최대한 멋있어야 한다’고 계속 각인을 시켜주셨죠. 그래서 멋있는 척하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잘 되지 않아서 감독님이 직접 멋있는 왕자님 포즈를 보여주시기도 하고 숨소리조차 섹시하게 느껴져야 한다고 감독님이 요구하셔서 그 부분에 많이 애를 썼어요. 화장실에서 물기 젖은 모습으로 나올 때는 그 신에서 섹시한 느낌이 나야 한다고 해서 여러 소리를 내보기도 했죠. 멋있어 보이는 연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극중에서는 남성미가 물씬 풍기면서도 공부보다는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다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학구적이기 보다는 다소 방탕한 고교생으로 나온다. 
 
“실제는 말수가 많이 없어요. 너무 진지해서 좀 문제이기도 해요. 남들이 농담을 던졌을 때, 그걸 진담으로 받아들여서 상대방이 당황할 정도예요. 거기서 장점을 찾자면 너무 진지해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더 깊어지고 가까워지는 스타일이에요.”
극중에서 여고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비주얼되는 ‘얼짱’으로 출연한다. 당시 유행하는 청재킷을 입고 가방을 한 쪽으로 비스듬히 폼 나게 걸치며 ‘멋’을 발산한다. 실제 학창시절의 인기는 어땠을까.
 
“제가 청주에 살다가 고1때 올라왔어요. 작은 동네이다 보니까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라서 저에 대해서 아시는 분들은 많이 좋아해주셨어요. 그때는 핸드폰이 대중화되지 않았을 때라서 저도 ‘삐삐’를 썼었어요. 그래서 집으로 전화가 오기도 하고, 편지랑 선물을 집으로 주고 가기도 하고 그러셨어요. 그때는 저도 어려서 부담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오히려 연기자를 하겠다고 서울에 온 이후에는 아는 사람도 없고 워낙 잘생기고 멋진 분들이 많아서 저는 어릴 때 동네에서 얻던 인기마저도 없어진 것 같아요.(웃음)”
극중에서 주연으로 출연한 심은경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음악다방 어항신에서 심은경에게 헤드폰을 씌어주며 다소 느끼한(?) 장면까지 연출하며 멜로 호흡 아닌 멜로 호흡을 맞췄다. 
 
“저는 솔직담백하게 했다고 생각을 해요. 근데 사람들은 그 장면에서 손발이 오글오글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전혀 쑥스러운 것 없이 촬영했어요. 심은경씨는 어린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워낙 연기를 잘 하고, 잘 하니까 더 편하게 촬영을 했던 것 같아요. ‘은경씨’라고 부르면서 촬영을 했고 제가 워낙 낯을 많이 가려서 먼저 다가서지를 못했어요.” 
 
심은경이 애타게 찾던 왕자님이었지만 극중에서 김시후는 민효린과 달콤한 키스를 나누게 된다.
“그 때 솔직히 너무 떨었어요. 민효린씨보다 제가 더 떨어서 좀 창피하긴 했어요. 그 장면 촬영할 때, 감독님이 저랑 민효린씨를 몰래 불렀어요. 불러서 ‘그림이 리얼하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해서 최대한 안 떨고 잘 하려고 노력을 했고 두 번 만에 오케이를 받았습니다.”
실제 원빈을 닮았다는 말도 많이 들었을까. “솔직히 중고등학교 때는 조금 들었는데요. 20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여러 사람들 닮았다고 이야기를 들었어요. 오종혁, 김정훈 등을 닮았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김시후는 “누가 봐도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 연기로 영화를 보러 오게끔 사람들을 이끌 수 있는 정도가 되고 싶어요. ‘저 사람 연기 정말 잘 한다. 영화 너무 재미있다’고 말이 나오게, 영화 속에 빠질 수 있게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crystal@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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