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게 불똥이 튈지도 모르게 생겼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공백 상태가 생기면서 신생구단 선수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KBO는 당초 17일 이사회에서 신생구단 엔씨소프트의 선수수급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조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영구 총재가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17일 이사회는 신생구단 선수수급안보다 후임 총재 인선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로 변하게 생겼다.
KBO와 유총재는 당초 이사회에서 현행 ‘보호선수 20명 외에 1명 지원’을 2명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보호선수 20명 외 1명 지원’으로는 신생팀의 전력이 너무 약하다는 평들이어서 총재로서 구단들의 양보안을 이끌어내야 할 상황이었다. 어느 정도의 즉시전력감 선수들을 구단별로 2명 정도 내주거나 보호선수 범위를 18명 정도로 해주는 지원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총재가 뜻하지 않게 공석이 되면서 신생구단 선수수급 방안 조정은 뒤로 미뤄지게 됐다. 1군 선수 지원을 늘리는 방안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후임 총재가 결정되고 나서 다뤄도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신인 드래프트에 대해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시간이 그렇게 넉넉하지가 않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는 9월 5일로 예정돼 있다. 드래프트가 실시되기 이전에 신생구단 지원 방안이 확정이 돼야 한다. 현재 신생구단이 2명을 우선 지명하고 2라운드 종료 후 2년간 5명을 특별지명토록 돼 있다. 신생구단으로선 우선 지명 선수를 늘리는 것과 2라운드 종료 후 특별지명 순서를 최대한 앞순위로 끌어올려야 좋은 선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사안들을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결정이 돼야 신생구단의 선수 확보 활동이 본격화될 수 있다. 현재 분위기는 신생구단에 크게 우호적이지 않다. 우군으로 여겨졌던 총재가 공석이 된 상황으로 기존 8개 구단은 시간을 갖고 후임 총재와 선수수급 방안을 논의할 예정으로 보인다.
현재 각 구단들은 총재 후보감을 알아보고 추천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 정치권 인사의 낙하산설도 있지만 야구계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KBO와 각 구단 사장들은 “17일 이사회에서는 후임 총재가 갖춰야할 덕목과 후보자들을 추천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면서 “현재 긴급하게 처리해야할 현안도 없다. 후임 총재는 빨라야 올스타전(7월23일) 이전에나 결정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신생구단 선수수급 방안은 순위가 뒤로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
나름 알찬 전력을 꾸려 1군 진입을 빠른 시기에 해내기 위해 야심차게 출발한 제9구단 엔씨소프트로서는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난 셈이다. 신생구단 창단에 앞장섰고 지원에 앞장섰던 총재의 사퇴로 엔씨소프트의 전력 구성 구상도 늦춰지게 된 것이다.
엔씨소프트로선 후임 총재가 빨리 결정돼야 선수단 구성 작업을 본격적으로 돌입할 수 있다. 물론 선수수급 방안에 대해 전임 총재처럼 우호적인 인사가 새총재로 선임돼야하는 것도 엔씨소프트로서는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임 총재가 기존에 결정된 신생구단 선수수급 지원 방안에 대해 변화를 줄 의지가 없을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현재까지 결정된 신생구단 선수지원 방안은 다음과 같다. 지난 3월 8일 8개 구단 단장들로 구성된 KBO 실행위원회가 엔씨소프트를 포함한 신규 구단 선수 지원 방안을 결정하고 3월 22일 KBO 이사회가 승인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1군 진입 직전년도 종료 후 보호선수 20명 외 1명을 우선적으로 지원. ▶2013년 종료 후에는 1년 간 자유계약선수(FA) 선수 3명까지 계약. ▶구단에 지명되지 않은 상무(6명), 경찰청(9명) 선수에 대해 우선 교섭권을 2년 간 부여하는 것이었다.
또한 신규 구단은 ▶신인 선수 2명을 우선 지명하며 2라운드 종료 후에는 2년간 5명을 특별 지명. ▶외국인 선수에 대해선 2년 간 4명 등록, 3명 출전을 하기로 결정했다.(기존 구단은 3명 등록, 2명 출전)
여기에 KBO 실행위는 한국형 룰5드래프트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각 구단은 보호선수 50명을 제외한 선수를 대상으로 2년에 한 차례 실시하되 구단당 3라운드를 진행하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지명 순서는 신생구단으로부터 전년도 성적의 역순위 지명 후 모든 라운드 종료 후 5명을 추가로 지명 가능하도록 했다. 지급금액에 대해선 1라운드 선수는 3억원, 2라운드 선수는 2억원, 3라운드 이하 선수는 1억원으로 결정했다.
<사진>3월 30일 창원에서 열렸던 엔씨소프트 프로야구단 창단 회견에서 김택진 구단주가 유영구 총재로부터 가입승인서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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