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의 짜릿한 승리. 그러나 박종훈(52, LG 트윈스) 감독의 입에서는 단내가 났다.
그도 그럴 것이 LG는 11일 잠실 한화전에서 1득점에 그치며 1-2로 패했다. 12일에도 1-0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2경기 한 점에 그치며 다이너마이트타선 LG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특히 이틀 동안 한화 선발이 LG에 강한 전력이 있다거나, 특급 투수도 아니었다. LG는 11일 우완 양훈(25)을, 12일에는 우완 장민제(22)를 상대했다. 둘 다 올 시즌 1승도 거두지 못한 상태였고, 올 시즌 LG전에 등판에서 부진했다.

양훈은 지난달 9일 LG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다. 양훈은 1⅓이닝 동안 5피안타 3사사구로 5실점했다. 장민제 역시 지난달 9일 LG전에서 구원 등판해 3⅔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LG 타자들이 분명히 비교 우위에 있었다.
박종훈 감독도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나 "이틀 연속 타격 부진에 대해서 한번쯤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감독은 "두 가지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먼저 우리 팀이 위기에 처했나를, 또 하나는 선수들의 욕심이 들어간 건지도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타격 사이클이 떨어진 것인가?
타자들은 분명히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다. LG는 13일 현재 팀타율 2할7푼8리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팀 안타도 315개, 홈런도 30개로 1위다. 그러나 타자들의 타격 정점은 지난주였다. LG는 지난주 두산과 삼성을 상대로 가공할 만한 타력을 선보이며 모두 위닝 시리즈를 만들어냈다.
LG는 13일 현재 개인 타격 8개 부문 중에서 5개에서 1위에 올랐다. 타율 1위 '큰'이병규(3할8푼)를 비롯해 박용택(3할5푼8리)과 조인성(3할3푼9리)이 각각 3위, 5위에 올라 있다. 조인성은 홈런 부문에서도 2위(8개)다. 박용택도 7개로 3위다. 박용택은 득점에서도 29개로 1위다. 장타율에서는 이병규가 6할1푼으로 1위, 도루는 '슈퍼소닉'이대형이 15개로 도루왕을 목표로 서서히 전진하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달 22일 잠실 KIA전을 마치고 "지금 LG는 위기다"라는 말을 했다. 당시 박 감독은 승리를 거둔 뒤 이런 말을 했다. 감독 입장에서는 승리는 했지만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아닌 방법으로 승리를 거둘 경우 팀의 불안 요소들을 생각해 볼 수 밖에 없다. 이를 대비해야 부족한 점을 바로 채워나갈 수 있다.
▲타석에서 욕심이 앞서나?
LG는 11일 경기에서 6안타를 치고도 1득점에 그쳤다. 1점도 이병규의 솔로홈런이었다. 반면 삼진은 8개나 당했고, 실책도 한 개 범했다. 특히 1회 1사 3루, 2회 1사 3루, 2사 만루 찬스에서 점수를 내지 못했다. 감독 입장에서는 타자들의 희생타와 적시타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박 감독은 타자들이 너무 잘 맞아서 욕심을 부리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12일에는 3안타에 그쳤다. 1회 이진영의 중월 2루타와 박용택의 우전안타를 빼면 2회부터 8회까지 안타는 하나, 사사구 두 개가 전부였다. 7회 2사 만루 찬스에서 또 다시 대타 서동욱마저 범타로 물러나며 LG 타선은 침묵했다. 타선이 잘 터졌던 지난주 어떻게 해서든지 1루에 나가려고 하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최근 두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 박 감독은 이 같은 질문에 "자만은 아닌 것 같고, 욕심이 과하지 않았나 싶다"면서 "주자 3루에서 찬스를 못 살린 부분은 감독 입장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고 꼬집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이 부분을 놓고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의 눈에서 분석은 마쳤을 것이다. 그러나 정답은 선수들만이 알고 있다. 단순히 타격 사이클이 떨어졌는지, 아니면 욕심이 들어가서였는지는 오늘 목동 넥센전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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