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이름을 시로 노래하는 이경 시인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1.05.13 08: 57

[OSEN=주동하 객원기자]길 이름을 시(詩)로 노래하는 원로 여류시인이 있다. 성천(星天) 이경 씨가 그 주인공이다. 시인은 이 땅의 이곳 저곳을 순회하며 길거리 이름을 소재로 삼아 시를 쓰고 있다.
 
그는  서울 강남구의 모든 길을 다니며 <꿈꾸는 강남길>을 집필했고, 용인시의 길을 다니며 <용인의 푸른 숨소리>를 펼쳐냈다. 서울 송파구의 길을 시로 노래한 <세계문화유산 송파> 출판도 앞두고 있다.
이경 시인은 고 박목월 시인이 만든 심상문학에서 활동하다 20년 전인 1990년에 등단, 1995년에 첫 시집 <겨울 장미는 춥지 않다>를 출간한 이후 <빛을 꿈꾸는 사람>, <가을 사냥꾼> 등 시집을 냈다.
 
이경 시인이 길 거리 이름을 소재로 시를 짓기 시작한 것은 2001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이후다. 모스크바를 찾았을 때 대문호가 살던 고장의 길마다 이름이 붙여진 것에 감명을 받았다.
 
시인은 한국에 귀국한 후 한국의 길거리 이름에도 의미를 부여해 주어야겠다고 생각, 거리 이름을 소재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오랜 산고 끝에 세계최초의 길 이름만을 주재와 소제로 한 첫 시집  <꿈꾸는 강남길>을 출간한 것이 2003년.
 
박동규 전 서울대 교수는 이경 시인에 대해  “서정적 자연과 본질적 자아의 접합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아름답고 인간적인 서정의 가락을 시로 형상화한다”고 평했다.
 
시인은 길거리 이름을 소재로 하는 시 이외에도  자연을 소재로 지난 3월 <가을 사냥꾼>(창조문예사)이라는 시집도 출간했다.
<가을 사냥꾼>은 시 정신 하나 심어, 새싹 움트는 소리, 반딧불이 세상, 첫눈 오는 날, 사계 꽃피는 나무 등 5부로 나누어 구성되었는데 시와 더불어 시처럼 진실하게 살아 온 지 20여 년을 되돌아 본 것이다. 이경 시인은 이 시집에서 자신의 혼을 다해 자연을 모티브로 인간의 정신을 노래했다. 이 시집에는 자연을 주제와 소재로 상징과 비유, 때로는 메타포를 통한 인간의 정신과 정서를 치유하는 시들로 가득 차있다.
시인은 머리말에서 시를 쓰는 태도를 절절하게 표현했다.
 
“나는 시를 목숨처럼 함께 먹고 사는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삶 역시 시처럼 진실하게 살아야 하고 시인은 더욱 종교만큼 진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시인의 길은 멀고 험하다. 좋은 시를 써서 인간의 영혼을 맑고 건강하게 시로 치유해야 하는 의무감 같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시가 인간의 정서와 정신세계를 치유하는 약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슬픈 자에게는 기쁨을, 낙심한 자에게는 희망을, 죽고 싶은 사람에게는 생명 존중을 깨닫게 하는 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시인은 “정신의 시를 비타민처럼 복용하면서 긴장을 잃지 않는 시를 쓰면서  21세기 신자연주의 시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시인은 또한 “자연과 삶과 종교의 시적 화자는 나만의 브랜드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경 시인은 서울문예 문학상, 경기도 문화예술상, 창조 문예평론상을 수상했으며, 심상문학에서 9년간 시 창작 강의를 했고 배화여중, 대곡초등학교, 법원아카데미문학 등에서 시 창작 강의를 했다. 현재 후학 양성을 위해 대경문학회를 운영하며 강남구청 대치문화센터에서 시와 수필 창작, 평론가로서의 시집 서평을 강의하는 등 문학 장르의 전반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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