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삼성 류중일 감독이 지난 12일 대구 SK전에서 벌어진 투수교체 상황에 대해 밝혔다. 류 감독은 13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전날 불거진 SK의 위장선발 논란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했다. SK는 이날 경기에서 선발 송은범이 한 타자를 상대로 공 5개를 던진 후 강판됐고, 곧바로 고효준이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말이 구원투수지 실질적인 선발이나 다름없었다.
류 감독은 전날 상황에 대해 "경기시작 12분쯤 전에 송은범이 몸푸는 것을 봤다. 그런데 갑자기 좌완 투수 2명이 나와서 몸을 풀더라"고 떠올렸다. 1회초 공격이 끝난 후 SK 김성근 감독은 구심을 맡은 나광남 심판위원에게 '선발 송은범의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나광남 심판위원이 상대팀 류중일 감독에게도 설명했다. 류 감독은 갸우뚱하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류 감독은 "난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규칙상 선발이 한 타자를 무조건 상대해야 했다. 나광남 심판이 직접 김성근 감독께 안 된다고 이야기하더라. 만약 나한테 물었으면 그런 건 없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은범은 결국 1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2군으로 내려갔다. 류 감독은 "그럴 수 있다. 가끔 선발이 아플 수 있다"고 수긍했다. 그러면서 "선발투수는 야간경기에 보통 6시부터 몸을 푸는데 송은범이 몸을 푸는 건 봤다"며 송은범의 부상 시점을 그쯤으로 내다봤다.
이날 경기에서 SK는 선발 송은범에 이어 고효준-전병두-정우람-정대현-이승호(20번) 등 구원투수 5명 중 4명이 좌완이었다. 정대현이 9회 ⅔이닝밖에 소화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이날 경기 내내 좌완 투수들이 가동된 것이다. 우완 송은범을 대비해 좌타자 3명을 선발 라인업에 배치한 삼성으로서는 손해를 본 경기였다. 하지만 류 감독은 "결국 SK를 이기기 위해서는 좌완 투수들의 볼을 잘 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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