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선수 중복 차출 논란에 대해 지난 9일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6월에만 해당하는 한시적인 중재안을 내놓았다.
오는 6월 있을 두 대표팀의 평가전을 앞두고 조광래 국가대표팀 감독이 선발을 요청한 22세 이하 핵심 선수 6명에 대해 기술위는 홍정호 김영권 윤빛가람은 대표팀. 구자철 김보경 지동원은 올림픽팀에 우선 배정했다.

기술위원회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것. 한 차례 홈 앤드 어웨이로 펼쳐지는 아시아 2차예선의 특성을 감안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6월 19일과 23일 요르단과 2차 예선을 통해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 여부를 가른다. 따라서 평가전을 통해 가능한 많은 해당 연령대의 선수들이 발을 맞춘 뒤 경기에 나서고 싶은 것은 홍 감독으로서는 당연한 희망이고 기술위도 이를 의식해 올림픽대표팀을 배려했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현실 판단에 근거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동안 한국 축구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서 제대로 된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선수들의 의식도 변한 것을 파악하지 못한 것.
기술위의 결정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조광래 감독은 현실적이고 가장 최우선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대회에 대해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변화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확하게 내색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의식도 많이 달라지고 있는 중.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올림픽대표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개인적인 사유로 군복무 면제를 받은 선수들을 제외하면 모두에게 영원한 숙제인 병역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이 우승한 것은 홈에서 열린 1986 서울 아시안 게임이 마지막이다. 지난해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는 박주영(AS 모나코) 김정우(상주 상무)가 와일드 카드로 나섰지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올림픽에서 성적은 더욱 좋지 않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천수(오미야)가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4강에 진출한 경우는 없다. 현실적으로 병역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이다.
홍명보 감독도 유럽파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A매치가 아닌 이상 선수 차출에 대한 근거가 없기 때문. 특히 유럽의 경우 올림픽 축구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데다 국제축구연맹(FIFA) 또한 차출 관련 규정을 만들지 않고 있다.

이번 결정에서도 드러났듯 선수 차출에 대해서는 기술위가 가장 우선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 따라서 기술위에는 정확한 상황 판단과 현실 직시가 요구된다. 과연 기술위가 앞으로 계속 있을 선수 차출 문제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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