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G 13실책' 삼성, 금가는 수비벽 어찌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14 09: 00

삼성은 언제나 견고했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성처럼 굳건했다. 1997년부터 2008년까지 1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를 정도로 꾸준하게 강한 팀이었고 그 밑바탕에는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가 있었다. 어떤 순간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은 데에는 수비라는 기초를 튼튼히 다져 놓은 덕이 컸다. 그런데 올해 삼성의 견고한 수비벽에 금이 가고 있다.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수비벽이 그대로 허물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삼성은 5월에만 3승7패다. 16승17패로 류중일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5할 승률 이하로까지 떨어졌다.
견고한 수비는 화끈한 방망이만큼 삼성의 전통이었다. 1982년 원년부터 최소 실책을 한 삼성은 무려 12시즌이나 최소 실책을 기록한 팀이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류중일이라는 최고 유격수가 있었고,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는 김한수라는 최고 3루수가 있었으며 2000년대 중반부터는 박진만이라는 특급 유격수가 있었다. 1루수 이승엽도 타격만큼이나 뛰어난 수비력으로 팀에 공헌했다. 시대별로 상징되는 수비의 얼굴들이 있는 전통의 수비팀이기도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올해는 수비벽이 허물어질 조짐이다. 올해 33경기에서 실책을 25개나 저질렀다. 한화와 함께 리그 최다 실책을 기록 중이다. 삼성이 한화보다 1경기를 적게 치른 탓에 경기당 평균 실책 숫자는 0.76개로 삼성이 가장 많다. 실책 숫자도 숫자지만 그 질이 심각한 것이 문제다. 류중일 감독은 "실책이 꼭 실점으로 이어져 사건화되는 것이 문제"라고 답답해 했다. 실책 이후 실점없이 막아내면 어느 정도는 봉합되지만, 실점으로 연결될 경우 수비 전체가 움츠러들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했다.

올해 삼성 야수들이 저지른 25개 실책 중 절반이 넘는 15개가 실점으로 연결됐다. 그 중 3개는 그대로 결승점으로 이어진 결정타였다. 7회 이후 3점차 이내 접전에서 범한 실책도 8개나 된다. 그 중 5차례 실점으로 이어졌고 2개가 결승타로 직결됐다. 박석민은 3루와 1루를 오가며 6개 실책을 했는데 무려 5차례나 실점으로 이어졌다. 최근 박석민의 수비가 눈에 띄게 움츠러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박석민을 잘 아는 야구인은 "박석민의 수비 실력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 생각이 많아진 것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5월 이후 실책이 봇물터지듯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삼성은 5월 10경기에서만 무려 13개의 실책을 남발했다. 경기당 하나 꼴로 꾸준하게 실책이 속출한 것이다. 이러다 보니 투수들도 어이없이 내주는 점수가 많다. 삼성 마운드는 5월 10경기에서 46실점했는데 그 중에서 무려 13점이 비자책점이었다. 투수들도 맥이 빠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거듭된 실책은 믿음을 사그라 들게 하며 그럴 경우 투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류중일 감독도 "야수들이 투수들이 도와주지를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삼성은 팀 타율도 2할4푼2리로 이 부문 전체 7위에 그치고 있다. 3할 타자도 배영섭(0.318) 한 명 뿐. 그마저도 규정타석을 채운 게 아니다. 즉 규정타석 여부를 떠나 팀에 3할 타자가 한 명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만큼 방망이가 터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금 그보다 더 시급한 건 수비다. 삼성이 리그 최다 실책을 기록한 건 2차례. 지난 1994~1995년 2년 연속 최다 실책을 했는데 이는 삼성의 창단 첫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이어졌다. 다른 것도 아니고 어이없는 실책으로 경기를 내주는 것 만큼 허무한 결과는 없다. 야구는 예능이 아니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