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속 사이드암' 박현준(25, LG 트윈스)이 시즌 6승째를 거두며 다승 부분 단독 1위를 굳건히 지키고 무한 질주를 시작했다.
박현준은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5회 1사까지 노히트로 선전하며 7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곁들여 4피안타 2사사구 1실점(1자책)으로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투구수는 102개였으며, 박현준의 호투 덕분에 LG는 3-2로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이날 경기까지 박현준은 8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1패 평균자책점 2.52를 기록 중이다. 지난 4월 20일 문학 SK전부터 4연승을 달림과 동시에 4월 26일 사직 롯데전(6이닝 2자책), 3일 잠실 두산전(9이닝 무실점), 그리고 8일 대구 삼성전(7이닝 3자책)에 이어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를 달성했다.

▲타자를 압도하는 뱀직구
보통 투수들이 던지는 직구는 구속 뿐 아니라 공 끝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박현준은 사이드암에서 공을 뿌려 정통파들에 비해 공 끝의 움직임과 변화가 심하다. 정통파들이 던지는 투심 패스트볼이 박현준에게는 직구나 다름 없다. 제구가 조금 힘들지만 자신의 것으로만 소화하면 다른 투수들이 갖지 못한 장점이 되기도 한다.
이날 박현준은 경기 초반 주무기인 포크볼이 134km까지 나왔으나 제구가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슬라이더 역시 스트라이크 존에서 조금씩 벗어났다. 그러자 박현준은 최고 구속 148km 직구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병살타를 유도한 구종 3개 모두 꿈틀꿈틀 '뱀직구'였다.

▲득점권 피안타율이 1할4푼에 불과
박현준은 지난달 3일 잠실 두산전에서 6⅓이닝 동안 6피안타 3사사구를 기록했으나 4차례 병살타를 유도했다. 박현준은 13일 넥센전에서도 위기 때마다 병살타를 유도하며 스스로 위기를 넘기는 능력까지 갖췄다.
투수라면 안타를 맞을 수 밖에 없다. 볼넷도 충분히 내줄 수 있다. 즉, 위기가 찾아오지만 어떻게 실점을 하지 않고 넘어가느냐가 중요하다. 박현준은 위기 때마다 타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승부를 펼치며 득점권 피안타율이 1할4푼에 불과하다. 단순히 운이 좋아서 잘 던지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넘기는 법을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알고도 못 치는 포크볼
박현준은 크게 4가지 구종을 던진다. 우완 정통파가 아닌 사이드암인 박현준은 직구 최고 구속이 150km를 넘긴다. 올 시즌 최고 구속은 151km다.
여기에 우타자들을 상대로는 바깥으로 휘어져 나가는 120km 중반대 슬라이더를 집중적으로 구사한다. 만약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는다는 생각이 들 경우에는 110km 초반의 커브를 던져 완급조절을 한다. 이 정도는 수준급 투수라면 기본적으로 던지는 레퍼토리다.
박현준은 사이드암에서 낙차 큰 포크볼을 구사한다. 특히 좌타자들의 경우 슬라이더와 커브는 안쪽으로 감겨 들어가 상대적으로 시야에 잘 들어온다. 그래서 박현준은 좌타자에게 주로 포크볼을 구사해 헛스윙 삼진을 유도한다.
주무기인 포크볼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박현준이 사이드암 투구폼에서 포크볼을 수직으로 떨어뜨릴 수 있었던 것은 검지와 중지 손가락의 활용에 있었다. 경희대 1학년 시절 우연히 장난 삼아 선배로부터 배운 포크볼이 이제는 박현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 버렸다. 박현준 역시 "포크볼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즉, 박현준은 4가지 구종을 자유 자재로 구사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4연승을 달리며 시즌 6승째를 달성해 다승부분 단독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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