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전구장. 경기 전, 삼성 주장 진갑용(36)은 지난 12일 잠실 LG전에서 왼쪽 눈두덩을 다친 한화 전현태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때 1루측 덕아웃의 한대화 감독이 진갑용을 손짓으로 불렀다. 그러고는 "너 요즘 많이 죽었더라. 그래서 선수생활 계속 할 수 있겠어?"라며 조크를 줬다. 그러자 진갑용은 능청스런 표정으로 "오늘 하나 보여드릴게요"라고 답했다.
진갑용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한 방으로 경기를 끝냈다. 진갑용은 1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3-4로 뒤진 8회 1사 1루에서 대타로 나와 한화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역전 투런 홈런을 작렬시키며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베테랑의 진가가 무엇인지 보여준 한 방이었다.
8회 1사 후 4번타자 최형우가 볼넷으로 걸어나가자 삼성 류중일 감독은 강명구 대신 오른손 진갑용을 대타로 놓었다. 진갑용은 볼 2개를 고른 뒤 스트라이크 2개를 보냈다. 볼카운트 2-2에서 파울로 하나를 걷어낸 진갑용은 6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온 128km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올 시즌 2호 홈런이 아주 극적인 순간 터져나왔다. 지난 5월8일 대구 LG전에 이어 6일만의 홈런. 올해 홈런 2개 모두 대타로 나와 친 것일 정도로 결정력을 보이고 잇다.

류현진을 울리고 차우찬을 패전에서 구해냈으며 시름에 빠진 삼성을 살린 일거양득의 한 방. 진갑용은 역시 주장이고 베테랑이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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