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알렉스 퍼거슨(7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계산은 멈추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4일(이하 한국시각) 밤 영국 블랙번 이우드파크서 열린 2010-2011시즌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블랙번 로버스와 경기서 전반 20분 브렛 에머튼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27분 웨인 루니가 천금같은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키며 1-1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추가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22승 11무 4패, 승점 77)는 두 경기를 남긴 2위 첼시(승점 70)를 따돌리고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통산 18번 우승을 차지한 리버풀을 제치며 잉글랜드 정규리그 최다 우승팀이 됐다.

지난 1986년 11월 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잡은 퍼거슨 감독은 무려 25년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2회, FA컵 5회, 리그컵 4회 등 총 36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특히 1998~1999 시즌에는 잉글랜드 축구 사상 최초의 트레블(UEFA 챔피언스리그, 프리미어리그, FA컵 3관왕)을 달성했고, 프리미어리그 사상 최초의 세 시즌 연속 우승(1999~2001년)에도 성공했다.
퍼거슨 감독은 이날 블랙번전서 박지성과 골키퍼 에드윈 반 더 사르를 명단서 제외했다. 가장 큰 이유는 오는 29일 FC 바르셀로나와 대망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이들의 체력을 비축하려는 로테이션 전략으로 읽힌다.
선수단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리하며 치밀한 계산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끈 퍼거슨 감독의 계획도 블랙번전서 적중했다. 올 시즌 원정경기서 좋지 않은 성적을 보였던 탓에 선수단의 분위기를 일깨워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원정에서 5승9무4패(승점 24)를 기록했다. 홈에선 17승1무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따라서 반 더 사르와 박지성 외에 폴 스콜스와 파트리스 에브라도 스타팅 멤버서 뺀 것은 총력전을 외치면서 원정경기 감각을 익히기 위한 것. 선수들에게 자신감도 불어넣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승점 1점만 따내면 우승을 차지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지만 퍼거슨 감독은 마지막까지 수를 계산했다. 원정서 약했던 탓에 최소한의 결과인 무승부라도 이끌어내면 좋은 것이고 설사 지더라도 큰 경기에 강한 선수들을 블랙풀과 최종전에 출전시킬 수 있어 2경기서 체력적 안배가 가능하다고 본 것.
어쨌든 퍼거슨 감독은 우승을 노리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수 읽기는 놓지 않았다. 그만큼 퍼거슨의 위력이 새삼 다시 느껴지는 경기였다.
10bird@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