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km-150km-152km-151km. 전광판에 거듭 찍힌 스피드에 삼성 관계자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최강 마무리' 오승환(29)의 완벽한 귀환을 다시 한 번 알리는 상징과 같은 숫자였다.
오승환이 최강 마무리의 면모를 완벽하게 되찾았다. 오승환은 14일 대전 한화전에서 5-4로 1점차 살얼음 리드를 지키고 있던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탈삼진 2개 포함해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시즌 12세이브. 이 부문 2위 송신영(넥센·9개)과의 격차를 3개로 벌리며 독주 채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주목해야 할 건 오승환이 세이브 성공률이다. 오승환은 올해 12차례 세이브 기회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블론세이브 없는 시즌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 프로야구는 블론세이브 대란이다. 135경기에서 블론세이브가 32개나 터져나왔는데 4개 구장 중 한 곳에서는 꼭 블론세이브가 나왔다는 이야기. 마무리투수치고 블론세이브하지 않은 투수가 없다. 0점대 평균자책점의 송신영도 블론세이브가 하나 있다. 그러나 오승환에게는 아주 머나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오승환은 올해 14경기에서 블론세이브는 물론 승패없이 세이브만 12개나 쌓아올렸다. 세이브의 질도 다르다. 동점 및 역전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거둔 터프세이브가 3개, 1점차 상황에서 거둔 세이브가 7개나 된다. 16이닝 동안 피안타 8개와 볼넷 7개를 허용했을뿐 탈삼진 21개를 잡으며 2실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평균자책점 1.13, 이닝당 출루허용률 0.94, 피안타율 1할4푼8리라는 가공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9이닝당 탈삼진도 무려 11.8개. 승계주자도 8명을 받았으나 한 명도 홈으로 보내지 않았다.
전성기 구위를 회복한 것이 가장 큰 힘이다. 지난해 7월 시즌을 일찍 접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으며 재활에 충실한 결과를 보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스피드는 전성기랑 비슷하다. 스스로도 직구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게 보인다. 아주 좋다"며 절대적인 신뢰를 나타냈다. 양준혁 SBS 해설위원도 "본래 오승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금 직구를 보면 타자가 방망이를 내도 잘 맞힐 수 없다. 볼끝에 힘이 좋기 때문에 쳐도 밀려나간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화전에서도 9회 강동우가 파울로 커트했지만 힘에서 밀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금 이대로라면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47개) 신기록을 세운 지난 2006년을 능가하는 성적을 기대해도 좋을 전망이다. 산술적으로 오승환은 현재 페이스를 이어갈 경우 46.9개의 세이브가 가능하다. 류중일 감독은 "변화구로 어떻게 삼진잡느냐를 연구해야 한다. (오)승환이는 손가락이 짧아서 포크볼은 어렵다. 하지만 빠르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만 장착해도 효과가 클 것이다. 예전보다도 변화구가 많이 좋아졌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오승환은 "부상없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무리 대란시대를 맞아 오승환의 존재감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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