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런 경험은 지도자 경력에 처음이다".
펠릭스 마가트(58) 감독이 1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끝난 호펜하임과 독일 분데스리가 최종전에서 3-1로 승리한 뒤 꺼낸 얘기다.
마가트 감독은 "솔직히 2부 리그에 반쯤 강등됐다고 생각했지만, 우리 선수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운명을 개척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마가트 감독이 어려움을 호소할 정도로 지난 3월 볼프스부르크의 상태는 좋지 못했다. 스티브 매클라렌 전 감독의 경질 이후 피에르 리트바르스키 감독대행을 거치며 강등권인 17위로 추락한 상태에서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
마가트 감독이 떠나기 직전 분데스리가의 패권을 잡았던 볼프스부르크라고 믿겨지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현실은 그만큼 참혹했다. 승리(6승)보다 패배(12패)가 갑절로 많은 상황에서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분데스리가 우승 당시 멤버들이 남은 것은 호재였지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그러나 마가트 감독은 남은 8경기(3승3무2패)에서 놀라운 마법을 선보였다.
자신이 경질된 샬케04와 맞대결에서 0-1로 패하며 실망감을 남기기도 했지만, 중요한 시점에서 쾰른과 베르더 브레멘을 잇달아 격파하며 희망을 살렸다.
특히 운명이 걸린 호펜하임전에서는 0-1로 뒤진 상황에서 시세로를 투입하는 승부수로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해 왜 자신이 명장으로 불리는지 입증했다.
물론 마가트 감독은 강등에서 탈출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샬케04에서 떠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이상 다음 시즌 볼프스부르크를 이끌고 승부사적 기질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볼프스부르크에 클럽 역사상 첫 리그 우승컵을 안겼던 그이기에 기대감이 커진다.
선수들의 사생활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등 폭군적인 기질로 '사담 후세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마가트 감독의 본격적인 시즌이 기다려지고 있다. 또한 그 중심에 막바지 기회를 부여받았던 구자철이 존재하기를 기대해본다.
stylelomo@osen.co.kr
<사진>볼프스부르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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