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실점 행진' 김선우, "이대로 계속 가는거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5.15 08: 26

"언젠가 페이스가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 페이스 최대한 오래 이어졌으면 좋겠다".
 
국내 무대 4년차. 2007년 22승 MVP가 된 후 일본으로 떠난 다니엘 리오스(전 야쿠르트)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던 투수진 맏형은 비로소 제 위력을 발산 중이다. '써니' 김선우(34. 두산 베어스)의 연이은 호투가 눈부시다.

 
김선우는 지난 14일 잠실 SK전서 6이닝 동안 8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1개)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4승(2패, 15일 현재)째를 기록했다. 지난 3일 잠실 LG전서부터 이어진 자신의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을 22이닝으로 늘려가는 쾌투였다. 팀이 5월 들어 위기에 빠진 와중에서 보여준 잇단 무실점 호투였음을 감안하면 더욱 값졌다.
 
그와 함께 김선우는 1.56의 평균자책점으로 1위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최고 구속은 146km으로 150km을 상회하는 공을 던지던 2년 전보다는 구속이 현저히 떨어졌다. 그러나 그는 슬라이더-체인지업 등 완급 조절형 구종을 적극 구사하며 SK 타자들과의 수싸움서 이기는 경기를 펼쳤다.
 
2008년 10여년 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자신의 지명권을 갖고 있던 두산에 입단한 김선우. 첫 2년 간 17승을 올렸으나 실점도 꽤 많은 편이던 그는 직구 위주의 투구를 펼치던 투수였다. 파워피처로 야구 인생을 살아왔던 그는 빠른 공으로 타자를 압도하고자 했으나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원래 스타일이 그랬다. 최대한 수비진을 믿고 3구 이내에 범타로 처리하고 싶었는데 마음 같이 잘 안 되더라. 첫 해에는 난생 처음 어깨 통증을 겪기도 했고. 그러나 세 번째 시즌을 앞두고 완급조절의 필요성을 느꼈다".
 
지난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하며 켈빈 히메네스와 원투펀치 노릇을 한 김선우. 그러나 그 당시에는 고질화된 무릎 통증으로 인해 상체 위주의 투구를 시즌 내내 이어갔다. 결국 팔꿈치 통증까지 일어나며 에이스의 모습을 끝까지 지키지는 못했다. 경기 당 기복도 심한 편이었다.
 
"사실 지난해 첫 경기부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무릎이 너무 아파 '이걸 어떻게 해야되나' 싶기도 해서 팔 스윙 비중을 높인 상체 투구를 했는데 결과가 의외로 좋았다. 그런데 결국 팔꿈치에 부하가 가더라".
 
올 시즌 김선우는 무릎을 최대한 건강하게 하는 데 집중했다. 그와 함께 상체 위주 투구로 점차 내려갔던 팔 각도를 될 수 있는 한 높이는 데도 노력을 기울였다. 하체 힘을 쓸 수 있게 되면서 김선우의 볼 끝에도 힘이 실렸고 팔 각도 상승으로 체인지업, 커브 등의 낙차 폭이 커졌다. 22이닝 무실점 행진의 가장 큰 이유다.
 
"언젠가 이 무실점 릴레이가 끊어질 수도 있겠지. 평균자책점 1위라. 타이틀은 솔직히 욕심없다. 그래도 최대한 이 페이스를 이어가고 싶다. 팀도 그리고 나도 올해는 정말 잘 되어야 하니까. 이대로 계속 갔으면 좋겠다".(웃음)
 
5월 들어 투타 불균형 현상으로 인해 고전 중인 두산.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김선우는 5월 팀이 거둔 3승 중 2승을 무실점 승리로 장식하며 분전 중이다. 이제 투수진 맏형은 팀이 기대하는 진정한 도약 발판이 되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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