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29)의 노히트노런에 가까운 완봉 역투에 힘입어 넥센 히어로즈를 물리쳤다.
LG는 1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전에서 선발 주키치가 9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솎아내며 1피안타 3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 8-0으로 완승을 거뒀다.
승리를 거둔 LG는 21승15패를 기록하며 1위 SK(23승10패)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반면 넥센은 15승20패로 7위를 지켰다.

LG는 2회 심광호의 적시타와 6회 5안타를 폭발시키며 5점을 뽑아내며 올 시즌 팀 2호 선발 전원안타를 기록하며 8점이나 뽑아냈다.
무엇보다 오늘의 히어로는 선발 주키치다. 주키치는 8회 1아웃까지 노히트로 막다 송지만(38)에게 첫 안타를 허용해 대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그러나 주키치는 9회까지 1피안타 3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주키치는 주무기인 컷 패스트볼(일명 커터)과 체인지업의 위력이 대단했다. 그의 커터에 넥센 타자들은 타이밍을 전혀 맞추지 못하고 내야 조차 넘기지 못했다. 3회 강귀태의 중견수 플라이가 유일하게 외야로 날아갔다.
컷 패스트볼이란 '타자들의 배트를 자른다'는 영어 '컷(Cut)'에서 유래된 직구의 변형 구종이다. 커터를 가장 잘 던져 '커터신'으로 불리는 미국프로야구(MLB) 뉴욕 양키스 마무리투수 마리아노 리베라(40, 우완)의 경우 직구처럼 날아오던 공이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살짝 꺾여 우타자 바깥으로 휘어져 나간다. 직구와 슬라이더의 중간 정도의 궤적으로 오던 공이 배트에 맞을 경우 살짝 빗겨 맞으면서 부러지는 경우가 많다.
주키치는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이 143km였다. 좌완이라는 점, 그리고 투구폼이 특이해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긴 하지만 스피드가 그렇게 빠르진 않다. 그러나 비결은 커터에 있다. 주키치는 이날 커터 최고 구속이 140km였다. 평균 134∼140km 커터를 직구, 커브, 체인지업과 적절히 배합하며 타자들을 압박했다.
출발부터 좋았다. 주키치는 1회 선두타자 김민우를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낸 데 이어 김일경과 유한준을 연속해서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2회 선두타자 강정호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알드리지를 2루수 앞 땅볼을 유도한 데 이어 오윤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했다.
2회까지 안정된 피칭을 선보인 주키치는 3회부터 결정구를 체인지업으로 바꾸며 넥센 타자들을 괴롭혔다.
주키치는 3회 송지만을 삼진으로 잡고 강귀태에게 중견수 플라이를 내주며 오늘 처음으로 외야로 타구를 보냈다. 김민성마저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낸 주키치는 4회 김민우, 김일경, 유한준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노히트 행진을 달리던 주키치는 5회에도 선두타자 강정호를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낸 데 이어 알드리지와 오윤을 각각 2루수 플라이와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주키치는 타자들이 6회 5점을 올리며 7-0으로 달아나자 더욱 더 힘을 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주키치는 3루 방향의 기습 번트를 시도하던 송지만을 삼진으로 잡아낸 데 이어 강귀태와 김민성을 나란히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노히트노런을 의식한 것일까. 주키치는 7회초 선두타자 김민우부터 2번 김일경까지 5개 연속 볼을 던졌다. 그러나 낙차 큰 커브로 카운트를 잡은 주키치는 김일경을 삼진으로 처리한 데 이어 유한준과 강정호를 3루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주키치는 선두타자 알드리지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오윤에게 볼넷을 내준 뒤 송지만에게 122km 커브를 던지다 우전안타를 허용하고 노히트노런 대기록이 깨졌다.
주키치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민성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 데 이어 김민우와 김일경을 각각 중견수 플라이와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올 시즌 LG 첫 완봉승을 거둔 투수가 됐다.
agassi@osen.co.kr
<사진>목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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