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선발들, '선발투수면 9이닝은 던져야지'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5.16 10: 20

LG 트윈스 '원-투-쓰리 펀치' 박현준(25), 레다메스 리즈(28), 벤자민 주키치(29)가 올 시즌 8개 구단 가운데 최강 선발진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박현준, 리즈, 그리고 주키치는 8개 구단 1∼3선발진 가운데 유일하게 9이닝 이상 투구를 한 차례 이상 소화했다. 이쯤 되자 '선발투수라면 당연히 9이닝 완투 정도는 해줘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스타트는 다승 1위(6승)를 달리고 있는 '광속 사이드암' 박현준이 끊었다. 박현준은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에서 9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솎아내며 3피안타 5사사구로 호투했다. 당연히 완봉승이라는 단어가 붙어야 하지만 9회까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는 바람에 박현준은 완봉을 거두고도 완봉, 완투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LG 선발진 가운데 리더 역할을 하며 '선발투수란 이런 것'이라고 보여줬다.

박현준의 호투는 LG 선발진에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160km 사나이' 리즈도 지난 11일 잠실 한화전에서 8회까지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다 9회 1사 후 장성호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맞고 9이닝 4피안타 3사사구 9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완투패를 기록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되면서 2승4패 평균자책점 3.96에 머물고 있지만 리즈는 한국형 선발투수로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 투구였다.
'원투펀치'의 호투에 자극 받은 3선발 주키치는 15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8회 1사까지 노히트노런으로 호투하다 송지만에게 안타를 맞고 1피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LG 투수로서 1피안타 완봉은 지난 2006년 8월 11일 잠실 한화전에서 좌완투수 신재웅 이후 5시즌 만이다. 특히 주키치는 올 시즌 보크를 세 차례나 범하며 마운드에서 종종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날 호투로 4승1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하며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선발진이 이렇게 강해질 수 있었을까.
LG는 지난해 선발야구가 아닌 불펜야구였다. 지난해 이맘때 선발투수로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이들이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매번 퀄리트스타트를 올리고도 패전투수가 되는 봉중근을 가리켜 '고독한 에이스'라고 불렀다.
그러나 올 시즌 21승 가운데 선발투수 5명이서 15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시즌 전 롱릴리프를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박현준이 봉중근의 부상 때문에 대타로 합류, 상대 에이스급 투수들을 물리치며 큰 축이 되어줬다.
여기에 새 외국인 투수 리즈와 주키치가 한국야구에 조금씩 적응해 가고 있다. 김광삼도 직구 구속이 146km까지 나올 정도로 컨디션이 좋으며, 봉중근도 부상 복귀 후 노련한 투구로 호투를 펼쳤다.
선발 투수진의 맹활약에 최계훈 투수 코치는 "구원투수들이 등판을 못해서 컨디션 조절에 큰일"이라며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박종훈 감독도 "선발진이 잘 해주길 바라는 마음은 있었지만 이렇게 잘 해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웃었다.
8개구단 가운데 최강 선발진을 구축한 LG 마운드. 강한 선발진 때문에 LG가 올 시즌 선전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agassi@osen.co.kr
<사진>박현준-리즈-주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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