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진짜 집단 마무리 체제로 간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5.16 07: 11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막는다'.
박종훈(52) LG 트윈스 감독이 마무리투수 김광수(30)의 부재에 구원투수진을 적시적소에 활용한 집단 마무리 체제를 선택했다. 선발투수 레다메스 리즈(28)와 봉중근(31) 중에서 한 명을 마무리로 돌리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박 감독은 15일 목동 넥센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선의 시나리오는 김광수가 구위를 회복해 마무리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한 뒤 "앞으로 상황에 따라서 집단 마무리로 갈 것"이라며 마운드 운영 방안을 설명했다.

LG는 16일 현재 21승15패로 SK(23승10패)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박현준-리즈-주키치-봉중근-김광삼으로 이어지는 안정된 선발진과 박용택-이병규-조인성이 포진한 다이너마이트 타선 덕분에 현재와 같은 페이스라면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도전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뒷문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주전 마무리 김광수가 지난 13일 목동 넥센전에서 3-1로 앞선 9회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놓고 1실점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는 다음날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2군에 있다.
그렇다면 박종훈 감독이 구상하는 집단 마무리 후보에는 누가 있을까.
현재 LG 불펜진은 김광수를 비롯해 좌완 이상열(34), 최성민(21), 우완 이동현(29), 한희(22), 임찬규(19), 박동욱(26), 사이드암 김선규(25), 좌완 최성민(21)이 있다. 즉, LG는 좌우 뿐 아니라 사이드암 투수까지 있어 상대 타자 성향, 경기 상황, 통계 등을 참고해 상황에 맞게 투수들을 등판시켜 뒷문을 잠그겠다는 계산이다.
1순위는 '신인' 임찬규(19)다. 임찬규는 지난 13일 김광수를 이어 9회 2사 1,2루 위기에 등판해 코리 알드리지를 상대로 최고구속 144km 위력적인 직구를 뿌려 삼진을 잡고 데뷔 첫 세이브를 올렸다. 박종훈 감독도 "(임)찬규가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씩씩하게 잘 던졌다"면서 "일단 잘 마무리를 한 만큼 또 다시 기회를 주지 않겠냐"는 뜻을 내비쳤다.
2순위로는 사이드암 김선규가 될 수 있다. 김선규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 140km 중반대 힘있는 직구와 각도 큰 슬라이더를 구사하며 한때 마무리 후보이기도 했다. 시즌 초 페이스가 떨어졌으나 최근 페이스가 다시 살아나며 1일 잠실 넥센전부터 8경기에서 9⅓이닝 동안 4개의 안타만을 내주며 무사사구 비자책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준기 전력분석 과장 역시 "김선규가 시즌 초 페이스가 떨어졌으나 5월 들어 볼 끝에 힘이 생겼다. 아직 스피드가 일본 때처럼 나오진 않지만 공 끝의 움직임이 좋다"고 평가했다.
뒤 이어 좌완 이상열도 한 이닝을 책임지기 보다 2아웃 후 좌타자가 나올 경우 등판 가능성이 높다. 이상열은 올 시즌 22경기에 등판해 6홀드 1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에서 김광수에 9회 투아웃에 등판해 범타로 막고 세이브를 올렸다. 최근 직구 구속도 140km 초반까지 올라오며 페이스가 좋아지고 있다.
또 다른 후보로는 한희와 이동현이 있다. 이들은 14일 모두 구원 등판해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특히 이동현은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이 149km까지 나왔다. 구속이 이만만큼 올라왔다는 것은 투구 밸런스가 차츰 잡혀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동현 역시 "조금씩 좋아지는 느낌이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희도 14일 구원 등판해 1⅓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곁들여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 역시 직구 최고 구속이 147km까지 나오며 LG 입단 후 가장 빠른 볼을 뿌렸다. 스피드건에는 147km가 총 5차례나 찍힐 정도였다. 김준기 전력분석 과장도 "한희 데뷔 이후 가장 빠른 볼을 봤다"면서 "구속 뿐 아니라 공 끝의 움직임도 좋다"며 칭찬했다.
박종훈 감독은 "김광수가 작년 후반기에 마무리투수로서 역할을 잘 수행했다. 다만 올 시즌 직구 구속이 아직까지 올라오지 않았다. 투구 메커니즘보다 정신적인 측면에서 오는 부담감이 큰 것 같다"면서 "1군 복귀 시점은 본인에 달렸다"고 밝혔다.
박종훈 감독이 생각하는 최상의 방법은 김광수가 정상적인 컨디션을 회복해 마무리 투수로 굳건하게 서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집단 마무리 후보들이 잘 버텨낼 수 있을까.
agassi@osen.co.kr
<사진>김선규-임찬규-이상열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