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LG, 내야수 악송구 연발 왜?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5.16 07: 06

LG 트윈스의 내야 2루와 3루 수비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LG는 14일 목동 넥센전에서 5-1으로 앞선 7회 3루수 정성훈의 송구 실책으로 1점을 내줬다. 8회에는 2루수 박경수와 3루수 서동욱의 연속 송구 실책으로 2점을 더 실점했고, 9회 2루수 박경수의 실책이 빌미가 돼 동점을 허용했다. LG는 결국 연장 11회 5-6으로 패했다.
LG는 올 시즌 36경기에서 24개의 실책을 범했다. 8개 구단 가운데 한화(26개), 삼성(25개)에 이어 6번째로 많은 수치다. 15개에 그친 두산에 비해 9개나 많다.

그렇다면 지난 14일 7회 이후 실책이 내야에서만 4개나 나오게 된 이유는 내야 멀티포지션으로 인한 부적응이다.
이날 박경수는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1회말 그림같은 다이빙캐치 후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1루에 정확히 송구하며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선보였다. 그러나 경기 중반 2루수로 이동하면서 실책을 두 개나 범했다. 서동욱의 실책 역시 2루수로 뛰다 3루로 이동하면서 발생했다.
선수들은 경기 중간에 수비 위치 변경에 어려움을 느낀다. 일단 공을 잡아 던지는 탄착점이 달라진다. 박경수의 경우 유격수에 있을 때는 20m가 넘는 거리를 강하게 던져야 했다. 그러나 2루수로 이동해서는 러닝 스로우로 10m 이내 범위에서 1루로 송구했다. 거리는 반으로 줄고 힘도 그만큼 줄여야 하지만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더불어 포지션에 따라서 공을 잡을 때 스텝도 달라진다. 유격수의 경우 빠른 타구가 좌우 옆으로 많이 지나간다. 그래서 좌우로 뛴다. 그러나 2루수의 경우 좌우보다 앞뒤로 뛰는 스텝이 더 많다. 좌우로 가는 타구 역시 유격수처럼 깊지 않다. 공을 잡고 던지는 것은 상하체의 밸런스가 중요한데 경기 중간 포지션 이동은 이 밸런스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어렵게 잡은 타구를 1루에 무리해서 던질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14일 내야수들의 악송구는 모두 2루까지 허용했다.
이에 대해서 박경수는 "유격수를 하다가 2루로 옮기거나, 2루를 보다 유격수로 이동하면 송구 거리를 측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모든 것은 다 핑계다. 스스로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염경엽 수비 코치 역시 "과거 현대가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강한 투수진과 더불어 수비가 좋았기 때문"이라면서 "지난해 마무리훈련 때부터 수비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다. 아직은 부족함이 있지만 훈련을 통해 부족한 점을 채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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