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승7패' 한화, 분위기 타기 시작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16 10: 25

지난 14일 대전구장. 삼성과 홈경기에서 한화는 4-5로 아깝게 패했다. 선발 류현진이 8회 삼성 대타 진갑용에게 뼈아픈 결승 투런 홈런을 맞고 역전패했다. 하지만 한화는 9회말 2사 후 이희근의 안타와 대주자 오선진의 2루 도루로 득점권 찬스를 만든 다음 강동우의 끈질긴 8구 풀카운트 승부로 마지막까지 삼성의 숨통을 조였다. 대전구장을 찾은 팬들은 오랜 시간 기립박수로 선수단을 격려했다. 져도 그냥 진 경기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튿날 한화는 삼성을 5-2로 완파했다. 요즘 한화와 경기하는 상대팀들은 "한화가 뭔가 끈끈해졌다"며 곤혹스러워 한다. 한화에게 1패를 하면 마치 2패를 당한 것처럼 충격을 느끼던 팀들이 조금은 다른 의미로 한화를 부담스러워하기 시작했다. 5월을 맞아 한화가 뭔가 달라졌다.

▲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화는 5월 이후 13경기에서 6승7패를 거두며 5할에 근접할 승률을 올리고 있다. 2할대(0.273) 승률에 그쳤던 4월(6승16패1무)과는 확실히 비교되는 성적이다. 경기내용이 끈끈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이전에 팀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6일 1·2군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이 있었고 이후 9경기에서 5승4패로 순항 중이다. 선수들은 뜻대로 경기가 되지 않으면 스스로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고,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강하게 스며들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잠실 LG전에서 헬멧을 집어던지면 분노를 나타낸 베테랑 정원석은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려고 선수단 전체가 한마음으로 뭉쳐있다"고 말했다. 한대화 감독도 "그런 것마저 없으면 되겠는가. 결국은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감독은 "우리 전력이 약하니까 상대팀도 심판들도 쉽게 보는 게 있다. 이런 걸 이겨내려면 결국 팀이 강해지는 수밖에 없다. 억울하면 이겨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래서인지 최근 한화는 져도 그냥 지지 않는다. 전현태가 홈에서 피를 흘린 후 이제 한화 선수들은 홈으로 슬라이딩 대신 바디체킹으로 들어간다. 육탄전도 불사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선발 마운드 안정
선발 마운드의 안정을 빼놓고 한화의 상승세를 설명하기 어렵다. 한화는 5월 이후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3.80으로 이 기간 동안 전체 4번째로 좋은 호성적을 내고 있다. 무려 6점대(6.11)에 달했던 평균자책점이었던 4월의 선발 성적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좋아졌다. 에이스 류현진뿐만 아니라 안승민-양훈-장민제-김혁민으로 이어지는 만 25세 이하 토종 선발 5인이 기대이상으로 안정된 투구내용을 보여주면서 승부가 되는 경기를 만들어주기 시작했다. 한 감독은 이들을 바라보며 "아주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면서 "야구를 잘하니 얼마나 이뻐 보이나"라며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최근 5경기에서 한화 선발 중 가장 많은 실점을 한 투수는 놀랍게로 류현진(5실점). 류현진 외에 안승민(2점)-양훈(1점)-장민제(1점)-김혁민(1점)은 모두 2실점 이하로 막아냈다.
▲ 집중력 향상된 타선
한대화 감독은 4월에만 하더라도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에 많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찬스에서 움츠러든다. 그럴 때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타격을 해야 하는데 제대로 스윙도 하지 못하고 물러난다. 그 상황이 두려워 빨리 벗어나려고만 한다"는 것이 한 감독의 일침이었다. 하지만 5월에는 달라졌다. 타자들이 찬승에서 집중력을 내기 시작했다. 5월 13경기에서 한화의 팀 득점권 타율은 놀랍게도 3할2리. 8개 구단 중 가장 높은 득점권 타율이다. 한 감독은 중요할 때마다 직접 타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강동우는 "감독님 조언이 타석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얘기했다. 한 감독은 "아웃돼도 좋으니 초구부터 과감하게 나가라"고 지시하고 있다. 한화는 5월 13경기에서 평균 4.2득점을 올리고 있다. 이 기간 전체 4위에 해당하는 성적으로 4월(3.1점)보다 1점가량 향상됐다. 한화가 무서워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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