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요즘 양악수술을 한다는 후배 의사들을 보면 하나 같이 말한다. “양악수술을 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은데, 좋은 결과를 내는 게 쉽지 않네요” 라고.
실제 연예인 성형이라 일컬어지는 양악수술은 원래 ▲주걱턱 교정 ▲안면비대칭 교정 ▲긴얼굴 축소 ▲돌출입 ▲부정교합의 개선을 위해 시행되어 왔다. 그 와중에 얼굴을 최대한 작고 입체적으로 바꿔주는 효과가 발견되었다. 그래서 심미적 성형수술로 정상교합인 사람에게도 최대한 얼굴을 작게 만들 수 있다고 하여 “복합얼굴축소술”이라도 불린다.
사실 양악수술이라는 게 처음에 시도하기 어렵지, 손에 익고 자주 수술하다 보면 신경의 위치나 혈관의 위치를 판단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경험이 쌓이면 실력은 당연히 늘어 나게 된다. 그러니 성형외과 의사든 구강외과 의사든 많이 해본 사람이 잘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수술결과를 내는 건 좀 다른 문제다.
실제로 건물을 지을 때 디자인을 제대로 그려내야 좋은 건물을 지을 수 있듯, 양악수술도 수술 전 계획이 제대로 서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양악수술을 한다 하는 병원들을 보면 이 디자인 단계를 무시하거나 혹은 어떻게 그릴 지 몰라 헤매는 양상이다.
보통 집을 짓는다 하면, 디자인을 하여 집의 느낌과 모양을 전체적으로 파악한다. 그런 후 창이 몇 개, 문이 몇 개, 벽의 위치는 몇 미터 앞쪽으로, 이런 식으로 각각의 요소를 정밀하게 계산하여 설계도를 그린다.
이와 같이 양악수술도 디자인 작업이 필요하다. 이상적인 얼굴형과의 차이를 분석해 수술목표를 세우고, 수술 후 결과를 미리 그려보는 것이다. 그런 후 교합을 맞추기 위해 뼈를 얼마나 회전할 지 이동시킬 지를 수치화하여 설계도를 그린다. 이것이 수술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디자인 작업은 수술집도의가, 교합을 맞추는 것은 치과 교정의의 몫이다. 그래서 미적 감각이 뛰어난 집도의라면 보다 수술목표를 잘 세울 수 있다.
또, 교정의와의 협진이 필수이다. 교정의와 손발이 잘 맞는다면 디자인작업도 설계 작업도 수월하다. 그래서 수술의 정밀함을 높여준다.
양악수술의 설계도인 수술계획을 수립되었다면 검증해야 한다. 시뮬레이션과 마운팅, 모형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이 과정을 거쳐 수술 후 예측되는 모습을 조감도라고도 부를 수 있을 만하다.
양악수술은 부정교합을 개선하고 주걱턱이나 안면비대칭을 개선하는 기능적 수술이지만, 수술을 희망하는 모든 이들은 과거보다 외모상으로 예뻐지길, 훨씬 나아지길 기대하며 수술을 받는다. 그래서 최근에는 기능적 수술이라고 보기 보다는 미용적 수술이라고 보는 시각이 더 크다.
그래서 필자는 양악수술을 하는 성형외과 의사로서 환자들에게 조언한다.
양악수술로 예뻐지길 원한다면 집도의가 생각하는 이상적 얼굴형이 내 생각에 부합하는지 시험해 보라고. 또 정말 수술 경험은 많은지, 내 교합을 맞출 교정의와 얼마나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왔는지 알아봐야 한다.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얼굴 뼈를 수술하지만 얼굴을 수술하는 양악수술. 교합은 당연하고 심미적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선택이 필요하다.

/성형외과 전문의 이진수 (페이스라인 성형외과 원장, faceline_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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