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톱타자' 강동우, "솔직히 많이 부끄럽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16 13: 29

"솔직히 많이 부끄럽다".
올해 한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있다. 팀 내 최고참이자 1번타자 중책을 맡고 있는 강동우(37)가 그 주인공이다. 강동우는 지난 13~15일 삼성과의 3연전에서 12타수 5안타 타율 4할1푼7리 1홈런 2타점 1도루로 활약하며 공격 첨병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강동우는 만족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그는 "솔직히 1번타자로서 많이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무엇이 그를 부끄럽게 한 것일까.
강동우는 "1번타자로서 볼도 많이 골라내고 출루도 많이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솔직히 부끄럽다. 지금 타율도 많이 낮고 좋아할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강동우는 올 시즌 36경기에서 139타수 36안타 타율 2할5푼9리 5홈런 13타점을 기록 중이다. 볼넷은 17개를 얻어내 출루율은 3할4푼. 타율이나 출루율이 그리 높은 건 아니지만 중요할 때 포문을 뚫어주며 보여지는 기록 가치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상대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집중력과 독기가 있는 것이다.

출루를 많이 하는 건 아니지만 강동우는 확실한 결정력을 장타력으로 과시하고 있다. 득점권에서 29타수 10안타로 타율 3할4푼5리를 기록하고 있고 홈런 5개에 2루타 4개와 3루타 3개를 터뜨렸다. 8개 구단 1번타자 중 나이가 가장 많지만 홈런이 가장 많다. 장타율도 4할3푼9리로 SK 정근우(0.500), 넥센 김민우(0.452) 다음이다. 베테랑으로서 확실히 해줘야 할 때 한 방씩 터뜨리며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것이다. 올해 한화의 짜릿한 역전승도 잘 들여다 보면 항상 강동우가 그 시작이었다. 그래도 강동우는 "1번타자는 장타나 다른 것보다 출루가 중요하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최근 활약에 대해 강동우는 "그냥 운이 좋아서 그런 것"이라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한대화 감독님 조언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감독님께서 상체가 많이 움직인다고 지적하셨다. 원래 감독님이 삼성 시절부터 타자를 보는 눈이 정말 좋다. 공을 눈으로 끝까지 보고 치라고 한 뒤부터 감이 살아났다"며 "감독님이 툭툭 던지는 말이 의미가 있다. 찬스 때 따로 불러 이야기하는 것도 노림수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팀 내 최고참인 강동우는 최근 1·2군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에 이어 사장·단장 동반 퇴진에도 책임을 통감했다. 그는 "야구 못하는 건 선수들인데 괜히 감독·코치님들과 사장·단장님들이 책임을 지셔 죄송한 마음 뿐이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든 선수들이 죄책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무기력하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있다. 부담감이 있지만 다들 정말 잘 해보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야구인들은 "팀 리빌딩이라는 것이 그냥 되는 게 아니다. 기둥을 확실하게 잡아주는 든든한 베테랑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말한다. 강동우는 한화의 리빌딩에 없어서는 안 될 든든한 베테랑이다. 스스로에 대해 만족하지 않고 끝없이 새로운 만족을 추구하는 모습에서 후배들이 느낄 메시지가 담겨있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