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권 논란' 기술위, 책임도 함께 질 것인가?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05.16 15: 03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위원장 이회택 부회장)가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선수 선발에 대한 중재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어째 보기가 좋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술위원회가 자신들의 권한을 넘는 결정을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위는 지난 9일 A대표팀와 올림픽 대표팀에 중복되는 선수들의 배분에 대해 6월에만 해당하는 중재안을 발표했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이 선발을 희망한 선수 6명 중 3명은 A대표팀, 3명은 올림픽팀에서 뛰게 한 것.
 

올림픽팀에서 뛸 선수들은 구자철 김보경 지동원이다. 기술위는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에 진출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올림픽팀의 아시아 2차 예선에 중점을 두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올림픽팀은 다음달 19일과 23일 요르단과 2차 예선을 통해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 여부를 확정짓는다. 홍명보 감독으로서는 당연히 많은 선수들 데리고 테스트를 한 후 가장 입맛에 맞는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예선을 치르고자 할 것이다. 어떤 감독이라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기술위는 홍명보 감독의 그러한 마음을 알고 중재안을 내놓았다. 그렇지만 A대표팀의 조광래 감독은 상대적으로 덜 고려했다. 선수 차출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이를 기술위가 무시하고 선수 차출에 대한 결정을 내렸다. 월권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조광래 감독도 홍명보 감독처럼 여러 명의 선수를 테스트해 보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A대표팀으로서는 오는 6월 2번의 A매치가 유럽파들을 테스트할 마지막 기회나 마찬가지다. 8월부터 유럽리그가 개막하기 때문에 선수들을 차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기술위는 6월 중재안을 내놓았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조광래 감독의 의사가 별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치 기술위가 A대표팀과 올림픽팀의 선수 선발을 대신 해주는 격이 됐다. 아니 대신해줬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렇지만 팀 성적과 관련한 책임은 여전히 감독의 몫으로 남았다.
선수 선발과 그에 따른 성적은 당연히 감독의 책임이다. 성적이 나쁠 경우에는 감독들의 자리도 위태롭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성적을 만드는 토대인 선수 선발 자체를 기술위가 한 만큼 감독에게 책임을 물을 근거가 사라졌다.
 
그렇다면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게 된다면 선수 선발에 관여한 기술위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과연 기술위가 책임까지 함께 질까?.
당초 조광래 감독은 지동원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은 올림픽팀에서 뛰게 할 생각이었다. A대표팀도 중요하지만 올림픽팀의 중요성도 알기 때문. 그러나 기술위에서 나서서 중재안을 발표하면서 모든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심지어 볼프스부르크는 구자철의 올림픽팀 차출을 거부했다. 구자철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해외파 또한 구자철과 같은 경우가 생길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일이 커져 버렸다.
sports_narcotic@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