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감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 때 어깨가 쉬기는 했지만 실제 경기 감각을 유지해야 했으니까".
팀의 침체기. 그러나 그의 투구 내용은 더욱 탄탄하고 안정적이다. 올 시즌을 마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정재훈(31. 두산 베어스)의 활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팀의 마무리-2선발을 거쳐 지난 시즌부터 본격적인 셋업맨으로 활약 중인 정재훈. 그는 지난해 53경기 8승 4패 2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1.73으로 8개 구단 최고의 계투 요원으로 우뚝 섰다. 포스트시즌서 4개의 피홈런은 아쉬웠으나 페넌트레이스 활약상은 분명 뛰어났다.
올 시즌에도 정재훈의 활약은 뛰어나다. 16경기에 출장한 정재훈은 1승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48(16일 현재)을 기록하며 여전히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의 피안타율과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을 비교하면 더욱 안정적인 활약을 알 수 있다.
1할6푼3리의 피안타율과 0.90의 WHIP. 지난 시즌 1할9푼4리와 1.03보다 더 좋은 수치다. 지난 4월 17일 대구 삼성 원정 도중 라커룸 옷걸이 모서리에 이마를 부상당하는 어이없는 일로 인해 피치 못할 휴식기를 보낸 것을 제외하면 여전히 뛰어난 활약상이다.
지난 14일 잠실 SK전서는 6이닝 무실점투를 펼친 김선우의 바통을 이어받아 3이닝 46구 무실점 세이브를 올리기도. 타선의 극심한 침체로 박빙 리드 상황에서 믿음직하게 선배 김선우와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15일 경기도 불펜 대기였어요. 일단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니까. 벤치에서도 구위가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14일 경기 끝까지 맡기더군요. (임)태훈이가 없는 상황이니까 돌아올 때까지는 잘 버텨야지요".(웃음)
갑자기 당한 이마 부상으로 아직 정재훈은 부상 부위에 반창고를 붙이면서 출격을 준비한다. '그래도 어깨 휴식을 취할 수 있었지 않은가'라는 이야기에 정재훈은 그보다 실전 감각 유지가 어려웠음을 토로했다.
"힘이야 더 붙었는데 감각이 그대로 살아있을 지 여부가 미지수였지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훈련할 때도 감을 잃지 않는 데 집중했습니다".
올 시즌을 마치면 정재훈은 FA 자격을 얻는다. 시즌이 한창인 만큼 그는 말을 아꼈으나 믿음직한 모습으로 시즌 후 확실한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은 분명했다.
"그동안 계투 요원이 FA 시장에서 고평가를 받는 경우는 드물었잖아요. 뭐 있나요. 매 경기 안정적으로 승리 카드 노릇을 하면서 좋은 결과 기다리는 것 뿐입니다".
현역 2위 기록인 114세이브를 기록한 동시에 이제는 롱릴리프까지 가능한 셋업맨으로 안정된 제구력을 선보이는 정재훈. 팀의 부조 속에서 조용히 분전 중인 그는 FA의 푸른 꿈을 향해 다시 한 번 스파이크 끈을 동여맸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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