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퍼' 장성호, 두산 심장을 겨냥하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5.17 07: 01

자신이 이적할 수도 있었던 팀과의 맞대결. 스나이퍼의 총구는 그들을 향해 맞춰져 있다. '스나이퍼' 장성호(34. 한화 이글스)가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서 제 위력을 과시할 것인가.
 
어깨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지난 4월 24일 대전 두산전서 복귀해 2할8푼4리 3홈런 9타점(16일 현재)을 기록 중인 장성호. 지난 13~15일 삼성과의 3연전서 모두 안타를 때려내며 다시 타격 정확도를 높이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5월 들어 3승 9패로 부진에 빠진 두산을 상대로 화력 과시에 나선다.

 
특히 그가 지난해 두산으로 이적할 수도 있었음을 생각하면 재미있는 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친정팀 KIA가 우승했으나 스포트라이트에서 다소 빗겨나 있었던 장성호는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왔으나 타 구단의 러브콜을 받지 못한 채 KIA의 냉대 속 이적 가능성을 타진하는 신세였다.
 
당시 한화와 함께 장성호의 영입을 물밑에서 추진하던 구단이 두산. 지난해 전지훈련 도중 두산은 전도유망한 내야수와 포수 유망주를 묶어 장성호를 데려오려고 했으나 이 1차 시도는 성사되지 않았다. 4월 중에는 우완 김상현과의 1-1 트레이드가 이뤄지는 듯 했으나 이 또한 수포로 돌아갔다.
 
해태 시절부터 큰 경기 경험을 갖춘 데다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정교한 타격을 자랑한 장성호인만큼 두산 또한 그의 필요성을 내심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여러 변수가 겹치면서 결국 장성호의 두산행은 없던 일이 되었다.
 
일본 전지훈련도 참가하지 못한 채 2군에서만 경기 감각을 익히던 장성호는 그해 6월 8일 우완 이동현, 외야수 김경언과 함께 한화로 이적했다. 당시 반대 급부로 이적한 선수는 우완 안영명과 박성호, 외야수 김다원으로 안영명은 지난 2월 이범호(KIA)의 FA 보상선수가 되어 이제는 동료가 되었다.
 
지난 시즌 완벽하지 못한 몸 상태 속에 74경기 2할4푼5리 4홈런 29타점에 그쳤던 장성호는 시즌 후 어깨 수술을 받으며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 속에 1군에 가세,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보여주는 타자가 장성호다. 지난 11일 잠실 LG전서는 극적인 역전 결승 투런으로 완봉패 위기에 빠졌던 한화를 구했다.
 
한화 입장에서도 장성호의 활약이 더없이 중요하다. 5월 들어 끈끈한 경기력을 펼치며 6승 7패 중인 한화는 2008년 9승 9패로 백중세를 이룬 이후로는 두산에 절대 열세로 밀려있다. 2009년 3승 1무 15패로 승리를 헌납했고 지난해도 6승 13패에 그쳤다. 올 시즌에도 승리 없이 단 2패만 기록 중.
 
그러나 장성호가 제대로 된 타격을 선보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특히 장성호는 잠실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교타자다. 2007시즌서부터 장성호의 잠실 성적은 3할3푼3리(189타수 63안타) 12홈런 35타점. 개인적으로 침체기에 빠졌던 시기에도 장성호는 잠실에서 충분히 위력을 과시하며 '스나이퍼 본능'을 뽐냈다.
 
한대화 감독 또한 장성호에 대해 "지난 시즌에는 운동량의 한계로 인해 지구력부터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다. 서서히 몸 상태를 회복 중이니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비췄다. 전성 시절만큼의 운동 능력은 아니더라도 투수를 공략하는 탁월한 기술에 대한 믿음도 숨어있다.
 
"베테랑으로서 나이를 떠나 일단 야구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후배들이 그걸 보고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엇보다 야구를 잘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한 장성호. 움츠렸던 날개를 펴고 더 높이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독수리에게 장성호가 강한 발톱이 될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기록 출처-www.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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