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오랜 꿈이 실현될까.
경영진 교체를 통해 대대적인 팀 쇄신을 선언한 한화. 그룹 차원에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그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다. 트레이드도, FA 영입도, 특급 외국인선수 영입도 아니다. 2군 전용훈련장 건설이 바로 그 대목이다. 프로야구단은 단기간 성적을 내려고 하는 사업이 아니다. 오랜 기간 꾸준히 잘하는 것은 선수 영입으로 되는 게 아니다. 선수를 계속해서 키워낼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한화는 2군 전용구장이 없는 팀이다. 8개 구단 중 2군 전용구장이 없는 팀으로 한화 외에도 SK와 KIA가 있다. 하지만 SK와 KIA는 각각 송도구장과 함평구장을 임대 사용하고 있고 강화도와 함평에 2군 전용훈련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었다. 한화만 1군이 쓰는 대전구장과 청주구장 그리고 계룡대와 대전고 등을 떠돌아다녔다. 지난 2007년 대전시 대덕구 신탄진에 전용훈련장 건설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좀처럼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경영진 교체와 함께 2군 전용훈련장 건설이 다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갑자기 결정된 건 아니다. 대전시와 꾸준히 관계법령 해결을 위한 조율을 했고 조금씩 매듭이 풀어지고 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5월말에 협의가 끝나고 공사가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곳이 체육공원부지라서 숙소를 동시에 짓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이 부분이 조율되고 있다. 내년 7월 일단 훈련장을 지은 뒤 12월까지 숙소도 완공한다는 계획. 한화는 신탄진뿐만 아니라 다른 후보지도 검토 중이다.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 대전시에만 의지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될 경우 한화는 대전 용전동에 있는 선수단 숙소도 함께 옮길 수 있다. 사무실 옆 '일승관'이라는 실내 훈련장과 이글스 맨션이라는 선수단 숙소가 있지만 도심과 가까워 훈련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반면 새 훈련장이 만들어질 신탄진은 고속도로 톨게이트 근처로 선수단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두산의 이천 베어스필드, 삼성의 경산 볼파크, 롯데의 김해 상동구장 모두 도심과 거리가 멀다. 그리고 이곳에서 많은 선수들을 배출하며 화수분 야구를 구축했다.
한화는 지난 몇년간 "선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었다. 하지만 한대화 감독은 "선수가 없는 게 아니라 선수가 약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즉 있는 선수를 키우지 못한다는 이야기. 하지만 2군 전용훈련장과 숙소가 완공될 경우 체계적이고 효율성이 높은 훈련이 가능하다. 최근 몇 년간 한화 2군에서 키워낸 선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 다른 팀들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두드러진다. 그런 점에서 한화의 2군 전용훈련장 건설 가시화는 리빌딩의 시금석이라 할 수 있다. 한화 구단 사상 최고의 역점 사업이 될 수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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