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스 챔피언십은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다".
'탱크' 최경주(41, SK텔레콤)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에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최경주는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자리에서 "이제야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실감이 난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미소를 지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큰 무대. 전라남도 완도에서 태어난 최경주가 25년 전 TV로 지켜보며 한 번이라도 출전했으면 하는 소망을 키웠던 대회이기도 하다.
이 대회에서 최경주는 마지막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데이빗 톰스(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아시아 선수로는 이 대회 사상 처음이고 개인 통산 8번째 우승이었다. 최경주는 우승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최경주는 "선수에게 마치 꽃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거뒀다. 새벽부터 성원해주신 팬들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2년 전 허리 부상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약으로 받아들였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눈물이 나왔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최경주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프레지던트컵에 출전하겠다는 목표를 이뤘다. 또한 세계랭킹 20위 안에 복귀하게 됐다.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8승을 거뒀으니 9승과 10승도 곧 나오리라고 믿는다. 최경주의 태풍은 이제 시작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경주의 이번 우승이 더욱 높은 평가를 받는 까닭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 때문이다. 마흔 살을 넘긴 나이에 과감히 클럽을 교체하고 스윙을 바꿨다. 모두가 걱정어린 시선을 보냈지만, 뚝심으로 버텼고 끝내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이에 대해 최경주는 "난 해보지도 않고 후회하는 것이 싫다. 후회하더라도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 스윙도 마찬가지다. 만약 내가 골프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스윙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물론, 바뀐 스윙에 적응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적응을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력할 뿐이다. 그러나 이것이 선수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최경주가 유일하게 고집하는 것은 그의 캐디 앤디 프로저(60). 최경주는 프로저에 대해 "고집불통의 백발 할아버지"라고 말하지만, 그만큼 신뢰하기에 2003년부터 소중한 클럽이 담긴 가방을 맡기고 있다.
최경주는 "프로저는 위대한 형이자 친구"라고 운을 뗀 뒤 "자신의 캐디 철학은 언제가 고집하는 엄격한 사람이다. 이번 대회에서 연장전을 앞두고도 내가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프로저의 힘이 컸다. 나에게는 지주 같은 사람이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최경주는 오는 19일부터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SK텔레콤 오픈 2011에 출전한다. 자신이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제주도에서 자신을 후원하는 SK텔레콤이 여는 대회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최경주는 "제주도가 세계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다. 팬들의 많은 성원을 기다리겠다"고 당부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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