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복고 열풍', 한다고 다 잘 되나?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1.05.18 17: 19

최근 안방 예능의 핵심 키워드는 오디션과 복고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오디션 열풍이 지상파 3사를 강타했고, '세시봉'으로 시작된 복고가 안방 구석구석에 침투하고 있다.
몇년전부터, 전세계적으로, 오디션이 최고 인기프로로 부상해왔다. 한국 역시 케이블 채널을 통해 슈퍼모델에서부터 디자이너, 가수 등을 뽑는 외국 오디션 프로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의 한국판인 '슈퍼스타K'가 탄생, 안방을 강타하자, 지상파에서도 다양한 버전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탄생시키기 시작했다.

'슈퍼스타K'의 아류라는 비평을 들기도 했던 '위대한 탄생'부터 '신입사원', 김연아와 함께하는 ‘키스 앤 크라이’까지 실로 다양한 분야의 실력자를 뽑는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
'나는 가수다' 역시 오디션 형식을 빌려와, 최고 가수들의 최고 무대를 선사하며 예능의 핵폭풍으로 떠올랐다.
복고 역시 예능의 새로운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추석과 설날에 연이어 특집으로 기획됐던 '세시봉 친구들'이 높은 시청률과 호평으로 성공을 거두자, 20세기를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이 많다는 것이 입증된 것.
이후 예전 안방스타들을 초청해 토크를 풀어가는 '추억이 빛나는 밤에'를 비롯 1박2일의 중년판인 '낭만을 부탁해' 등이 방송되거나 기획되고 있다.
'나는 가수다'나 '위대한 탄생'에서도 80-90년대 명곡들을 미션곡으로 내세웠고, 이에 예전곡들이 다시 한번 음악차트를 장악, 재조명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모든 예능 프로가 오디션과 복고라는 키워드를 사용한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꼼꼼한 기획이나 차별화 없이 섣불리 시작했다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프로가 더 많다.
'추억의 빛나는 밤에'는 낮은 시청률로 종영된 '여우의 집사' 대신 급하게 편성됐지만, 복고를 본격적으로 내세운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한자리수 시청률로 고전 중이다. 조만간 폐지가 확실시되고 있다.
오디션 '신입사원' 역시 아나운서에 대한 편견을 깨보이겠다는 당찬 포부로 시작했지만 '나는 가수다'가 빠졌을 당시 5%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들만의 리그’라는 평가를 들으며 시청자들의 공감 얻기에 실패한 케이스.
현재 방송을 앞두고 있는 오디션-복고를 내세운 예능들 역시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는 프로그램들이 많다. 오디션 프로니까 못해도 중간은 한다, TV를 보는 시청층이 '올드'해지고 있으니까 복고는 '먹힐'거야 등의 안일한 생각으로 우후죽순 비슷한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반대방향으로 가는, 그래서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이 공존하는 방송환경이 되길 기대해본다.
 
bonb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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