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령별 휴대전화 단축번호
10·20대는 주로 친구·애인…나이 들수록 배우자·자녀
[이브닝신문/OSEN=최승진 기자] 당신의 휴대전화 단축번호 1번에 저장된 사람은 누구인가요? 혹시 나이를 먹으면서 또는 결혼 등으로 환경이 바뀌면서 그 대상이 바뀌지는 않으셨는지요?
이브닝이 창간 3주년을 맞아 10대에서 50대까지 총 100명(각 세대별 20명)을 대상으로 1~5번까지 휴대전화의 단축번호들을 살펴봤습니다.
결과는 흥미로웠습니다. 단축번호 1번만 놓고 봤을 때 10대는 엄마, 20대는 애인, 30대는 배우자, 40대는 자식, 50대는 배우자를 사용하고 있어 세대별로 1순위 대상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참 요즘 휴대전화 단축번호는 범죄예방에도 쓰인다는 사실 아십니까. 첨단 IT(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어린이들이 위기에 빠졌을 때 즉시 112에 신고하는 서비스로 휴대전화에 1번 등 누르기 쉬운 단축번호를 입력해 사용합니다. 단축번호는 여러모로 편리하고 사연이 많은 것 같습니다.
휴대전화 에피소드
휴대전화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지난달 부부 동반 모임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갑자기 나온 휴대폰 배우자 명칭 때문에 곤욕을 치렀습니다. ‘상큼이’ ‘도자기’ 등 닭살스러운 애칭을 사용하는 친구들과 달리 아내의 실명을 사용한 것이 들통이 나자 아내가 곧바로 서운함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반면 이달로 결혼 7개월차에 접어든 박모(30)씨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남편의 명칭이 감정의 기복에 맞춰 수시로 바뀐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술을 자주 마시고 늦게 들어오면 ‘진상’으로, 돈 문제로 치사하게 군다고 생각되면 ‘밥맛’으로 바뀐다고 하네요.
휴대폰 단축번호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많이 사용하는 것과 달리 낮은 연령대에서는 사용하는 수가 적었습니다. 또 아이폰과 같이 단축번호 기능을 직관적으로 제공하지 않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스마트폰 사용자들도 단축번호를 사용하는 수가 적었습니다.

<10대> “엄마가 최고야”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를 짓궂게 확인하는 아빠들에게는 슬픈 소식입니다. 10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엄마가 휴대폰 단축번호 1번, 아빠가 2번에 올랐습니다. 같이 있는 시간이 많고 이것저것 자상하게 챙겨주는 엄마에게 좀 더 애정이 가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섭섭해하지는 마십시오. 아빠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사랑과 엄마가 주는 사랑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현재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자식에게 사랑을 전해주면 됩니다.
<20대> “사랑 때문에”
20대 휴대전화의 1번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내사랑’입니다. 자유로운 대학생활에서의 낭만을 꼽자면 미팅이나 소개팅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본격적으로 이성친구를 사귀는 때에 맞춰 이에 대한 관심이 휴대전화의 단축번호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응답자 중에는 가정을 벗어나 대학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독립된 개체로 생활을 하면서 자신만의 사랑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밝힌 사람도 있었습니다.

<30대> “가족사랑”
30대는 대학 등 학창시절을 벗어나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이 시기는 ‘회사’라는 새로운 공간과 자신만의 ‘가정’을 꾸리는 때로 사회를 구성하는 당당한 일원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힘들고 고단한 일을 겪으면서 앞으로 나아갈 때면 가족만큼 소중한 것은 없는 듯, 아내와 남편이 단축번호 1위를 차지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리게 되는 시기인 만큼 자신의 가족에 이어 배우자의 가족들도 상위 번호에 올랐다는 점입니다.
<40대> “귀여운 우리 자식”
불혹의 나이인 40대가 되면 회사의 일원으로, 가정을 책임지는 가정주부 등으로 남녀 모두 사회에서 당당한 위치를 가지고 살아가게 됩니다. 또 이 시기에는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새로운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이 때문인지 40대 휴대전화 단축번호 1, 2번의 주인공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자식들이 차지했습니다. 이에 반해 휴대전화 단축번호의 명칭을 놓고 알콩달콩 기싸움을 펼치던 배우자는 자식 다음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50대> “내 배우자가 최고”
인생 5학년인 50대에는 애써 길렀던 자식들을 출가시키고 배우자와 단 둘이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자식 위주의 40대 삶에서 벗어나 배우자의 소중함이 부각되면서 배우자가 다시 휴대전화 단축번호 1위를 차지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50대 남자의 경우 가부장적인 사고로 인해 배우자, 아들 식구 즉 며느리가 딸보다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50대 여자의 경우 며느리보다 더 자주 통화하는 딸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는 점입니다.
shaii@ieve.kr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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