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거뒀지만 멋쩍었다. 부산 아이파크는 천안시청과 경기서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 간신히 승리를 챙겼다.
안익수 감독이 지휘하는 부산 아이파크는 18일 오후 천안 축구센터서 열린 천안시청과 '2011 하나은행 FA컵' 32강 원정 경기서 윤동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두며 16강에 진출했다.
부산은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포함해 최근 11경기 무패(8승 3무)를 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윤동민은 프로 데뷔 골로 결승골을 기록하는 짜릿한 기쁨을 누렸다.

천안시청은 부산의 득점력을 의식해서인지 전반 초반부터 수비적으로 나섰다. 포백 포메이션으로 나선 천안시청은 양쪽 풀백의 오버래핑을 완전히 자제한 채, 측면 미드필더마저도 내려오게 하여 식스백을 구성해 부산의 공격에 맞섰다.
천안시청의 선택은 탁월했다. 수비에서의 상대적인 우세를 점한 천안시청은 부산의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수비만 잘한 것이 아니었다. 공격을 막은 후에는 빠른 역습으로 부산 수비진을 당황케 할 정도의 공격을 선보였다.
천안시청은 전반 14분 조형재가 문전에서의 위협적인 슈팅으로 공격의 신호탄을 알렸다. 천안은 이후에도 부산의 플레이에 기죽지 않고, 지속적인 공격을 펼치며 전반에만 무려 6차례의 슈팅을 날리며 부산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반면 부산은 전반 43분에서야 이종원이 첫 슈팅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첫 골은 부산에서 터졌다. 첫 슈팅이 나오기도 전에 골이 나온 것. 전반 36분 김창수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문전에서 한 번 튕긴 것을 천안 김본광이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부산으로서는 행운의 득점이었다.
한 골을 리드한 채 후반을 시작한 부산, 그러나 경기 양상은 전반과 비슷했다. 천안시청은 한 골을 뒤진 상황이었지만, 식스백을 포기하지 않았다. 다만 역습은 더욱 빠르고 날카로워졌다. 집중력 또한 날카로웠다. 기회는 찾아왔다. 후반 18분 황호령이 수비의 공을 낚아채며 기회를 잡은 것. 황호령은 침착하게 반대쪽 골대로 공을 밀어 넣으며 동점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천안시청의 기쁨도 잠시였다. 3분 뒤 윤동민이 골을 기록하며 부산이 다시 앞서간 것. 중원에서 공을 잡은 윤동민은 상대 수비수들은 물론 골키퍼까지 제치며 골을 기록했다. 윤동민의 프로 데뷔골로 부산에게나 윤동민 모두에게 의미 깊은 골이었다.
부산에 리드를 내준 천안시청은 본격적으로 공격적인 모습으로 나섰다. 역습이 아닌 중원과 측면을 모두 사용했다. 그러나 쉽게 골을 내줄 부산 수비진이 아니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벌어졌다. 그렇지만 양 팀이 바라는 골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부산은 한 골차 리드를 끝까지 유지한 채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결코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다. 게다가 주전 선수 여럿을 투입했다는 점이 이틀 뒤 수원 삼성과 K리그 11라운드를 치르는 데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sports_narcotic@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