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회골' 김영중, "내일 출근해야 돼요"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1.05.18 22: 45

"내일 출근해야 돼요".
포천시민축구단의 장신(188cm) 수비수 김영중(29)이 18일 저녁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1 하나은행 FA컵' 32강전에서 수원 삼성에 1-3으로 패한 뒤 꺼낸 얘기다. 운동이 직업이 아닌 아마추어 선수의 애환이 서려있는 한 마디였다.
김영중은 과거 창원시청 및 수원시청에서 활약하던 선수. 포천시 나눔의 집에서 공익근무를 하면서 낮에는 노인의 수발을 들고 밤에는 축구를 하게 됐다. 그야말로 주경야축이다.

김영중 혼자만의 일은 아니다. 포천에서 뛰는 대부분의 선수들은 사정이 비슷하다. 직장이 끝나는 오후 7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정도 훈련하는 것이 전부다. 그러다보니 선수들의 체력에는 한계가 있다.
포천이 수원전에서 전반전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고도 후반 들어 맥없이 무너진 것도 같은 이유다. 포천은 후반 16분 베르손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24분과 후반 33분 박종진과 최성국에게 추가골과 쐐기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포천에 포기는 없었다. 사실상 승부가 끝난 상황이었지만, 마지막까지 공세를 이어가면서 수원의 빈틈을 노렸다. 종료 직전 김영중의 만회골은 그 노력의 대가였다. 김영중은 마치 승리한 것처럼 포효했다.
김영중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에서 뛰었기 때문이다"이라고 설명하며 "챌린저스리그에서도 득점이 없는데, FA컵에서 수원을 상대로 첫 골을 넣었다.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영중만 웃은 것은 아니다. 동국대와 FA컵 64강전에서 3-1 승리를 이끌었던 이후선도 "수원이 예상과 달리 강한 수비로 나오면서 당황했지만, 결국 우리가 한 골을 넣었다"고 웃었다.
이수식 포천 감독도 "챌린저스리그의 자존심을 세웠다고 생각한다"면서 "희망은 확인했다. 내년에 철저한 준비로 FA컵에 재도전하겠다. 올해는 체력의 한계가 분명했지만, 내년에는 이런 문제도 해결하겠다"면서 다음을 기약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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