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전 4연패' LG, 호구 잡혔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5.19 07: 09

시즌 초 박종훈(52) LG 트윈스 감독은 "올 시즌 상대팀에게 절대로 호구를 잡히지 않아야 한다. 한번 잡히면 정말 힘들다"는 말을 했다.
박 감독이 말한 '호구'란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상대에게 약점을 잡힌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박 감독은 특정 팀에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점과 특정 선발 투수에게 힘없이 당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었다.
LG가 지난해 SK(4승1무14패)에게 일방적으로 당했던 점, 그리고 류현진, 차우찬, 장원삼을 비롯한 좌완 투수들에게 무너졌던 것을 예로 들었다. 다행히 LG는 올 시즌 SK와 5차례 맞대결에서 2승3패로 선전했고, 류현진, 차우찬, 장원삼, 장원준, 김광현 등 좌완 선발 투수들까지 모두 넘으며 특별한 약점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LG가 KIA 타이거즈에 호구를 잡혔다. 올 시즌 5경기에서 1승4패로부진하다. 시즌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4연패다. LG는 지난해 KIA를 상대로 13승6패(승률 6할8푼리)로 확실한 비교 우위를 점했다. KIA가 4강에 탈락한 것이 LG 때문이라는 푸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LG가 KIA에 완전히 발목을 잡히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야구는 타자가 아니라 투수
LG는 국가대표급 타선을 자랑하며 지난주까지 팀 타율 1위를 달리다 KIA와 경기에서 부진해 2위(2할7푼2리)로 떨어졌다. 타격 1위 이병규를 비롯해 박용택, 조인성, 이택근, 정성훈 등은 기본적으로 3할은 친다.
그러나 KIA만 만나면 버겁다. LG는 19일 현재 팀 득점(197점), 안타(355안타), 홈런(32개), 타점(179타점), 도루(52개) 1위지만 올 시즌 KIA와 5경기에서 9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정규시즌 평균 득점이 5.18이지만 KIA전에서는 1.8점에 그치고 있다. 3점을 뽑아본 적도 없다.
이유가 있다. 야구는 상대적인 스포츠다. 객관적인 통계인 타율이 아무리 높은 타자라도 상대 에이스급 투수가 나오면 안타 하나 치기도 힘들다. 즉 4타수 1안타 확률 25%를 만들기도 쉽지 않다.
LG는 17일 우완 특급 윤석민을 상대로 6회까지 삼진 10개를 당한 대신 2안타에 그치며 득점에 실패했다. 18일에도 좌완 트레비스 블랙클리에게 7회까지 6안타에 그치며 2점에 그쳤다. 삼진은 8개나 당했다. 윤석민과 트레비스 모두 150km의 강속구를 뿌렸고, 수준급의 변화구를 구사했다. 실질적으로 공략하기 쉽지 않은 투수였던 만큼 많은 점수를 목표로 한 것 자체에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주 5G 평균자책점 0.99 선발진 어디로 갔나?
LG는 지난주 '에이스'박현준을 시작으로 레다메스 리즈, 벤자민 주키치, 봉중근 그리고 김광삼까지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0.99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그러나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상대팀이 7위 넥센, 8위 한화였다는 점이다.
17일 리즈가 선발 등판했으나 3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7실점했다. 18일에는 봉중근이 2이닝 동안 3실점하고 또 다시 조기 강판됐다. 윤석민과 트레비스가 경기 중반까지 호투한 KIA에 비해 LG는 선발진에서 밀리며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KIA는 LG만큼이나 타자들의 컨디션이 좋다. 17일 11득점, 18일 7득점이 말해주듯 KIA는 이틀 동안 25안타를 폭발시키며 팀 타율도 단숨에 1위(2할7푼4리)로 뛰어 올랐다. 특히 최희섭의 결장 속에서도 테이블세터진인 이용규와 김선빈이 제때 출루를 하고, 클린업트리오인 김원섭-이범호-김상현이 제 역할을 해주면서 팀 타선에 짜임새가 극대화됐다.
▲실책이 LG 발목을 잡는다
LG는 최근 KIA에 4연패를 하는 동안 모두 실책이 있었다. 지난달 23일 2차전에서 경기 막판 오지환과 박경수의 실책으로 추가 실점을 하면서 무너졌다. 24일에도 박경수가 실책을 저지르며 9회에만 4실점했다. 17일에도 1루수 이택근이, 18일에는 유격수 박경수의 실책을 또 다시 저질렀다.
문제는 기록된 실책보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은 대부분 안타로 처리되는 경우다. 18일 경기만 놓고 봐도 알 수 있다. LG는 3회말 수비 때 이범호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우익수 정의윤의 타구 판단 실수로 2루타를 만들어줬다. 1사 1루가 될 수 있던 상황이 단숨에 무사 2,3루가 됐다. 이어 김상현의 우전 안타가 터졌다. 낮고 강하게 송구를 했다면 김상현이 1루에 멈췄을 것이다.
그러나 송구가 너무 높게 날아오자 김상현은 2루까지 달렸다. 한 점을 주고 무사 1,3루가 될 수도 있었으나 무사 2,3루가 된 것이다. 이어 대타 신종길의 2타점 적시타까지 맞으며 3회에만 3실점을 내주고 1-5가 되자 선수들의 의욕은 급격히 떨어졌다. 이 외에도 6회 서동욱이 김선빈의 타구를 잡다 떨어뜨렸다. 비록 안타로 기록은 됐지만 이걸 아웃을 잡고, 놓치고는 단순히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LG는 KIA만 만나면 기록된 실책에 울고, 기록되지 않은 실책에 두 번 울고 있는 상황이다.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LG는 KIA와 승부가 SK보다 더 중요하다. 현재 상황을 놓고 볼 때 LG는 KIA, 삼성, 롯데, 두산과 함께 4강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여야 한다. 이들과 상대전적에서 밀리면 곧 4강 탈락과 마찬가지다.
LG는 연패 탈출을 위해 19일 선발로 '광속 사이드암'박현준(25)을 출격시킨다. KIA도 LG에 강한 좌완 양현종(23)으로 맞불을 논 상태다. 스윕을 막으려는 자, 그리고 스윕을 시키려는 양팀 선발들의 불꽃 튀는 대결이 예상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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