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 한화 상승세 이끄는 베테랑들의 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19 07: 12

리빌딩은 젊은 선수들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구심점이 되는 베테랑 선수들이 앞에서 끌어줘야 제대로 된 리빌딩이 가능하다. 요즘 한화는 그래서 희망적이다. 베테랑들이 몸소 그라운드에서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에서 거둔 9-7 역전승은 베테랑들이 빚어낸 한편의 합작품이었다.
시작은 팀 내 최고참 강동우(37)였다. 1회말 1사에서 선발 장민제가 두산 이성열로부터 큼지막한 대형 타구를 맞았다.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타구. 하지만 타구를 놓치지 않고 따라간 강동우는 펜스 바로 앞에서 점프 캐치했다. 신인 시절 딱딱한 펜스에 부딪쳐 날개가 꺾인 아픔이 있었지만 그런 아픔을 머릿속에서 지운 채 공만 따라갔다. 그보다 16살 어린 장민제는 두 손 들어 박수쳤다. 투혼을 보인 고참 선수에 대한 예의였다.
다음 바통은 한상훈(31)에게 넘어갔다. 3회 2사 후 한상훈은 유격수 쪽으로 깊숙한 타구를 쳤다. 강견을 자랑하는 두산 유격수 손시헌이 캐치해서 총알 같이 송구했다. 하지만 1루를 향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한 한상훈의 승리였다. 한상훈의 투지는 장성호(34)에게 전염됐다. 장성호는 우중간 안타로 득점권 찬스를 이어줬고, 4번타자 최진행이 깨끗한 좌전 안타를 터뜨리며 2사 이후 득점으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2-6으로 뒤진 6회 한화는 상대 실책과 이여상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따라붙었다. 이어진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강동우와 한상훈의 연속 안타로 득점권 찬스를 잡았다. 장성호가 삼진을 당했지만 두 선수가 더블스틸에 성공하며 두산 배터리를 흔들었다. 여기서 강동우의 노련미가 빛을 발했다. 3루 도루를 시도한 강동우는 거의 아웃 타이밍이었지만 거짓말 같은 브레이크 동작으로 두산 3루수 이원석의 태그를 피해 3루 베이스를 밟았다.
자칫 이닝이 끝날 수 있는 상황에서 센스있는 플레이 하나로 찬스를 이어갔다. 여기서 두산 배터리는 4번타자 최진행을 고의4구로 걸러내면서 정원석(34)을 택했다. '득점권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는 정원석이었다. 하지만 정원석은 보란듯이 이혜천의 바깥쪽 직구를 받아쳐 우측으로 가는 2타점 동점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올 시즌 정원석의 득점권 타율은 3할6푼4리로 전체 12위. 득점권에서 더욱 강한 사나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베테랑의 오기 서린 한 방이었다.
마무리는 박정진(35)이었다. 7-7 동점이 된 6회 2사 1·2루 득점권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온 박정진은 3안타를 몰아쳤던 김현수를 2루 땅볼로 솎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이어 9회 경기 끝날 때까지 총 60개의 공을 던졌다. 올 시즌 가장 많은 3⅓이닝을 소화한 그는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전을 시작으로 9경기-1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혼신의 역투. 그와 배터리로 함께 호흡을 맞추며 환상의 볼 배합을 이끌어낸 포수도 베테랑 주장 신경현(36)이었다.
투타에서 확실한 구심점이 되는 베테랑들의 맹활약. 젊은 선수들도 보고 배울 것이 생겼다. 한화의 리빌딩이 희망적인 이유들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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