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혁, "아이들 덕에 저도 뽀로로 박사죠"[인터뷰]
OSEN 이정아 기자
발행 2011.05.19 15: 47

사랑을 속삭이는 달콤한 남자인줄만 알았는데 또 어느 순간 보면 남성적인 매력이 가득한 짐승남이었다가 또 그 모습에 익숙해진다 싶으면 성공이라는 키워드만이 머릿속에 장착된 것 같은 냉철한 변호사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는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가 있다. 바로 장혁이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마이더스’를 통해 장혁은 자신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이 드라마에서 장혁은 성공을 위해 사랑하는 여자마저 버리고 질주를 하지만 모든 것이 부질없음을 깨닫고 소중한 것을 되찾기 위해 다시 한 번 고군분투 하는 변호사 도현을 연기했다. 

“아무래도 대사들이나 이런 것들이 평상시에 쓰는 말들이 아니다 보니 그런 부분을 입에 잘 붙게 하는 부분에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썼다. 이쪽 관련 일을 하는 친구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그렇게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외우고 그러다보니 그 다음 회 때는 아무래도 그 전회보다는 익숙해져 있고 그랬다.”
 
드라마 속의 모습 때문인지 실제로도 재테크에 강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실제로 그는 특별한 재테크 방법이 있다고 하기 보다는 저축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지식은 있어야 하니까 신문과 뉴스를 챙겨본다. 재테크를 스스로 잘하는 편이라기보다는 주변에 재테크를 잘하는 친구를 두고 있는 정도다. 뭘 많이 사는 편도 아니고 담백한 것 같다. 사야 되는 것만 사고 흘리고 다니는 성격은 아니고 저축을 하는 스타일이다.”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참 바른 생활 사나이라는 생각이 든다. 촬영이 없는 날도 그렇게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운동 외에는 무엇을 할지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운동도 열심히 하는데 요즘에는 아이들이 있으니까 아이들이랑 놀아주는 것 같다.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없으니까 놀아주는 시간에 최대한 열심히 놀아주려고 한다.”
장혁은 두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도 어린이들의 대통령 ‘뽀로로’를 알고 있을까.
“‘뽀로로’의 모든 등장인물, 그들의 성격을 다 알고 있다. 하도 아이들이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하니까 말이다.”
 
극중 도현은 냉정해 보이기도 하지만 참 열정적인 인물이다.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무서울 만큼 저돌적이다. 실제로 장혁의 연기에 대한 열정은 그에 뒤지지 않을 것 같다.
 
“나도 열정은 많이 있는 것 같은데 그 열정을 세련되게 풀어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때로는 어떤 상황에서 하지 않으면 더 좋았을지 모를 말을 당시에는 해야겠다는 생각에 뱉어 버리고 후회를 하기도 하고 그런다.”
 
‘마이더스’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음에도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주연 배우로 이 드라마를 평가한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또 시청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궁금했다.
“우리 드라마는 쉬운 드라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분들이 많은 사랑을 해주신 것 같다. 이렇게 전문적인 부분을 표현한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면 앞으로 드라마에서 표현할 수 있는 폭도 더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대중매체 안에서 움직이는 배우이기에 시청률도 중요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완성도와 그 외적인 부분이 균형이 잘 맞으면서 시청률 또한 어느 정도 얻게 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중심이 확고한 듯 느껴지는 장혁은 어떤 말에도 잘 휘둘릴 것 같지 않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듣고 싶은 말은 있다.
“설득이 돼서 나오는 말들은 그것이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또 내 무대를 내가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신 어떤 작품을 했을 때 관계자들이 ‘또 쓰고 싶다. 또 함께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말은 듣고 싶다.”
매번 다른 모습으로 팬들을 만나는 장혁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될 만한 작품을 꼽아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장혁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접근하며 어느 한 작품 소중하지 않은 작품이 없다고 답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작품이라...모든 작품이 소중해 그런 작품을 꼽기는 힘들 것 같다. 어떤 작품을 하던 나에게는 무언가가 남아있고 매 작품마다 주는 것들이 다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한 작품을 꼽기는 정말 힘들 것 같다.”
청춘스타에서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걸어온 장혁은 이제는 인기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받아들이는 법을 익혔다.
“나를 찾는 사람, 나를 사랑해주는 이들이 없으면 내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없다. 하지만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으면 끌려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밸런스가 참 중요하다. 나는 연기 생활을 하면서 참 그런 부분에서 리듬감을 많이 탄 것 같다. 그러면서 남아 있는 생각은 틀을 지키자는 것이다. 내 틀을 지키고 밸런스를 잡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혁은 한국을 대표하는 30대 남자 배우이기도 하다. 20대 젊음의 싱그러움을 가득 머금고 데뷔를 했을 시절부터 지금까지 장혁을 보면 남자 배우에게 세월은 분위기까지 안겨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에게 30대란 참 매력적인 나이인 것 같다. 특히 30대 중반부터 40대 중, 후반은 젊음과 동시에 중후함을 가진 나이이기 때문에 참 멋진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비슷한 나이 또래의 다른 배우들도 각자의 매력을 발산하면서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힘도 나고 그렇다.”
당기는 느낌으로 차기작 ‘뿌리 깊은 나무’를 선택한 장혁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을 약속했다. 연기 앞에서는 항상 진지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는 장혁,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길은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귀추를 주목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의 말을 들으니 더욱 그런 기대감은 커진다.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타고난 재능을 가진 배우는 없는 것 같다. 얼마나 시간을 할애하고 노력하느냐가 관건 인 것 같다. 물론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그런 것은 얼마나 빠르냐, 느리냐의 차이일 뿐 결국에는 노력이 좋은 배우를 만드는 것 같다.”
happy@osen.co.kr
<사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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