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자책점 1위 투수를 상대로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평균자책점은 0점대를 내달렸다.
한화 5년차 우완 투수 김혁민(24)이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피칭으로 한화의 2연승을 이끌었다. 김혁민은 1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두산과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데뷔 후 가장 많은 7⅓이닝을 던지며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 선발 김선우도 8이닝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역투했지만 결과는 김혁민의 승리. 에이스 킬러 면모를 확인시키며 시즌 2승(1패)째를 거둔 김혁민은 평균자책점도 0.77에서 0.47로 더 끌어내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2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0.77. 표본은 적지만 투구내용이 심상치 않았다. 11⅔이닝 동안 볼넷은 2개밖에 내주지 않을 정도로 영점이 잡히기 시작했다.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를 찌를 수 있게 되면서 그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져갔다. 전날 경기에서 구원투수 7명을 내고도 역전패한 두산은 22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역투하고 있는 평균자책점 1위(1.56) 김선우를 내세웠다. 김혁민은 그 대결에서 김선우를 눌렀다.

팽팽한 투수전. 김혁민은 최고 147km 빠른 공과 떨어지는 체인지업의 재미를 톡톡히 보면서 두산 강타선을 돌려세웠다. 2회 2사 후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손시헌을 바깥쪽 낮은 130km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승승장구했다. 4회에도 김동주-최준석에게 내야안타를 맞아 득점권 위기로 내몰렸지만 양의지를 침착하게 투수 앞 땅볼로 잡으며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6회에도 선두타자 이성열에게 기습번트로 내야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종욱과 김동주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종욱에게는 낮게 떨어지는 133km 체인지업, 김동주를 상대로는 바깥쪽 낮은 145km 직구로 잡았다. 힘이 실린 공에 두산 타자들도 밀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요리한 김혁민은 8회 1사 후 대타 정수빈에게 볼넷을 줬다. 투구수는 115개. 한대화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김혁민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한 뒤 공을 넘겨받았다.
김혁민은 유독 에이스들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지난 2009년 5월17일 사직 롯데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그해 다승왕이었던 조정훈과 투수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해 4월13일 대전 SK전에서는 김광현과 선발 맞대결에서는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투구내용에서 압도했다. 그리고 이날 리그 최고 투수로 떠오른 김선우를 상대로 승리했다. "팬들에게 '아, 정말 배짱있는 투수였던 것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본인의 말대로 싸움닭 기질을 보여줬다. 타이트한 경기에서 그는 평소보다 더 진가를 떨친 것이다.
이로써 김혁민은 올 시즌 3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0.47을 기록하게 됐다. 더 놀라운 건 19이닝 동안 볼넷이 단 5개로 9이닝으로 환산할 경우 2.3개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난해(8.3개)보다 무려 6개나 줄인 수치. 한화에 정말 어마어마한 투수가 나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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