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이 빌미가 된 실점. 에이스의 역투에 타선은 그저 빈타로 침묵했다. '써니' 김선우(34)의 8이닝 1실점 비자책 호투에도 불구 두산 베어스가 또다시 패했다.
두산은 19일 잠실 한화전서 상대 선발 김혁민을 비롯 마일영-오넬리 페레즈에게 도합 5안타로 묶이며 0-2 영봉패했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17승 1무 18패로 시즌 첫 4할 승률(4할8푼6리)로 롯데에 밀리며 6위로 떨어졌다.

특히 선발 김선우가 나무랄데 없는 호투를 펼쳤음에도 그를 돕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 1패 이상의 효과였다. 김선우는 19일 5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6회 손시헌의 연속 실책을 빌미로 한상훈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연속이닝 무실점 행진을 마쳤다. 그러나 8회까지 1점으로 한화 타선을 막아내며 30이닝 연속 선발 비자책 행진은 이어갔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김선우는 1회 2사 후 장성호에게 유격수 내야안타를 내주었을 뿐 2~5회를 삼자범퇴 릴레이로 처리하는 노련미를 보여줬다.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낮게 찌르는 다양한 구종 선택이 눈부셨다.
6회초 선두타자 이희근의 유격수 땅볼에 손시헌의 실책으로 인해 출루타가 되는 불운을 맞은 김선우. 이여상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를 맞은 김선우는 강동우의 타구가 유격수 손시헌을 맞고 흐르는 또 한 번의 불운으로 1사 1,3루 위기 심화과정을 겪었다.
여기서 김선우는 한상훈과 긴 대결 끝에 1타점 우전 안타를 내주고 말았다. 두산이 반격에 나섰더라면 8회까지 버틴 김선우의 외로운 호투가 빛날 수 있었으나 결국 타선은 터지지 않았다. 3패(4승, 19일 현재)째를 떠안은 김선우는 평균자책점을 1.35(1위)로 낮추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는 데 만족해야 했다.
두산의 6위는 지난 2008년 5월 1일 잠실 KIA전 이후 1113일만의 일이다. 당시 두산은 돌아온 좌완 에이스 게리 레스가 이닝이터 노릇을 제대로 해주지 못했고 맷 랜들마저 구위 저하로 고전한 동시에 김선우의 동반 부진으로 하위권을 맴돌던 시기였다. 그 때 3년차 신예 김현수가 2번 타자로서 정확도 넘치는 타격을 펼치며 팀의 도약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 타 팀에서는 두산의 5월 타격을 지켜보며 "좋은 공은 흘려보내고 낮은 볼에 방망이를 휘둘러 범타를 양산한다. 상대하기 수월해졌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5월 전적 4승 11패. 두산은 왜 자신들이 상대하기 수월한 팀이 되었는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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