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학의 데이터야구] 롯데의 5월, 4월과 어떻게 달라졌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20 07: 00

5월의 최고 반전은 롯데의 대반격이다.
롯데가 6연속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며 파죽지세를 내달리고 있다. 롯데는 5월 이후 15경기에서 11승4패 승률 7할3푼3리로 8개 구단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만 하더라도 4승10패2무로 승이 패보다 6개나 모자랐던 롯데는 어느덧 18승18패2무로 승률 5할을 회복했다. 팀 순위도 8위에서 공동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과연 어떻게 이렇게 달라진 것일까.
▲ 방망이가 폭발했다

4월에만 해도 롯데는 방망이가 문제였다. 4월 팀 타율이 2할5푼1리로 전체 6위에 그쳤다. 팀 출루율(0.330)·장타율(0.350) 모두 전체 6위였다. 팀 홈런도 11개로 6위에 그쳤고, 경기당 평균 득점도 4.2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뭐하나 되는 게 없었다. 9경기 연속 홈런이 터지지 않는 등 집단 타격부진에 시달렸다. 지난해 롯데는 경기당 평균 5.8득점이라는 역대 3번째로 높은 득점력을 과시한 팀이었기에 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양승호 감독은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 올라갈 때가 있는 법"이라며 5월을 기약했다.
5월부터 롯데 타선은 불방망이를 되찾았다. 5월 팀 타율(0.270)·출루율(0.356) 모두 전체 2위로 발돋움했다. 팀 홈런 13개로 2위에 랭크돼 팀 장타율(0.411)은 전체 1위다. 경기당 평균 득점은 5.1점으로 LG(5.4점) 다음이다. 강민호(0.317→0.348) 전준우(0.279→0.316) 황재균(0.240→0.302) 손아섭(0.258→0.279) 조성환(0.217→0.241) 등의 타율이 4월보다 5월이 좋아졌다. 이대호도 4~5월 성적이 거의 동일하다. 홍성흔이 아직 완벽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 살아날 여지가 남아있다.
▲ 마운드가 안정됐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롯데가 4월보다 5월 월등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데에는 마운드의 안정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롯데는 4월에만 하더라도 팀 평균자책점이 4.91로 전체 7위였다. 선발은 송승준과 장원준을 제외하면 제대로 믿을만한 투수가 없었다. 불펜도 고원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을 뿐 나머지 투수들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4.98로 7위였고, 선발진의 평균 투구이닝도 4.9이닝에 불과했다. 퀄리티 스타트가 7차례밖에 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5회를 못 채우고 강판된 게 8차례였다.
 
하지만 5월부터 롯데 마운드가 눈에 띄게 안정됐다. 브라이언 코리를 선발에서 마무리로 돌리고 고원준을 선발진에 새로 가세시킨 가운데 라이언 사도스키가 돌아왔다. 5월 롯데의 팀평균자책점은 3.36으로 전체 2위. 특히 선발진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선발 평균자책점이 2.93으로 전체 2위이고 선발진의 평균 투구이닝도 6.1이닝으로 2번째로 많다. 5월 15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9차례나 작성했고,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건 2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코리도 구원으로 1승3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1.98로 위력을 떨쳤다.
▲ 예년보다 좋은 페이스
극과 극의 4월과 5월을 보내고 있는 롯데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당초 양승호 감독이 구상한 3루수 전준우 카드는 이제 완전히 접어졌다. 장차 마무리 투수로 키우겠다던 고원준도 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개막전 선발로 시작한 코리는 뒷문지기로 돌아섰고, 이승화는 1군 아닌 2군에 있다. 홍성흔의 좌익수 기용만이 계속되고 있을 뿐 나머지는 당초 시즌 전 계획과는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양승호 감독은 재빠른 결단과 변화를 통해 팀의 안정을 도모했다. 양 감독은 "잘못된 건 인정하고 바꾸는 것이 맞다. 감독 입장에서야 조금 더 극대화한다는 측면에서 포지션 변경 등도 그려 봤다. 하지만 제 아무리 좋은 그림이라도 팔리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인정했다.
롯데는 지난 2009~2010년 4월의 출발이 좋지 않았다. 2009년 5월19일 기준으로 롯데는 15승24패 승률 3할8푼5리로 전체 7위에 불과했다. 승이 패보다 무려 9개나 모자랐다. 2010년 5월19일 기준으로는 19승24패 승률 4할4푼2리로 전체 5위였다. 역시 승이 패보다 5개 부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올해 롯데는 5월19일까지는 18승18패2무로 정확히 5할승률을 맞췄다. 순위는 공동 4위. 예년처럼 4월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훨씬 빠른 페이스로 만회하고 있다. 하지만 양 감독은 "4월에 못한 것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만족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예년보다 더 빠르게 페이스를 회복하고 있는 롯데가 과연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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