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안방마님' 진갑용(37)의 노련미가 빛났다. 산전수전 다 겪은 프로 15년차 베테랑 선수답게 승부처에서 관록의 힘을 발휘했다.
2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포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진갑용은 지난 2009년 4월 25일 대구 KIA전 이후 755일 만에 깜짝 도루를 성공시키는 등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4연승 질주에 이바지했다.
2회 중전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진갑용은 1-3으로 뒤진 4회 무사 3루서 중전 안타를 때려 박한이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강명구의 볼넷으로 2루까지 진루한 진갑용은 김상수 타석 때 3루 베이스를 훔쳤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그야말로 허를 찌르는 도루였다. 팀내 최고의 느림보로 손꼽히지만 주력보다 경험으로 성공시킨 셈. 류 감독이 추구하는 한 박자 빠른 야구는 강명구, 이영욱, 배영섭, 김상수 등 준족만의 몫이 아니었다. 진갑용은 배영섭의 3루 땅볼 때 홈까지 파고 들었다.
삼성은 1-3으로 뒤진 4회말 공격 때 진갑용의 적시타를 포함해 3점을 얻으며 4-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공격과 주루 뿐만 아니라 포수로서 수비도 빛났다. 진갑용은 8회 중전 안타로 출루한 이종욱의 2루 도루를 저지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진갑용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 그는 "진갑용이 발목 부상 탓에 뒤늦게 선발 마스크를 쓰지만 우리 팀의 주전 포수는 진갑용"이라고 힘줘 말한다.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했던가. '맏형' 진갑용은 이날 경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시켰다.
what@osen.co.kr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