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석패 속 빛 잃은 '주루 센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5.20 22: 50

중심타자가 뛰었다. 다음 베이스를 노리는 도루도 있었고 상대 태그를 절묘하게 피하는 발야구도 나왔으나 팀은 패했다. 4-5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3연패 늪에 빠진 두산 베어스의 이야기다.
 
두산은 20일 대구 삼성전서 8회 손시헌의 극적인 동점 솔로포에도 불구, 신명철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주며 4-5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시즌 전적 17승 1무 19패(20일 현재)를 기록하며 6위 자리에 그대로 머물렀다. 7위 넥센과는 3경기 차.

 
지기는 했지만 패배의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볼 수 있던 경기였다. 특히 3회초 김동주의 좌전 안타 때 홈에서 득점을 올린 김현수와 김동주의 단독 도루는 집중할 만 했다.
 
상대 선발 차우찬의 보크로 정수빈이 홈을 밟으며 1-0 리드를 잡은 3회초 1사 2루. 다소 짧은 감이 있던 김동주의 좌전 안타 때 김현수는 진로를 약간 틀어 포수 진갑용을 피해 손으로 홈플레이트를 짚는 주루를 선보였다. 2-0을 만드는 득점으로 마치 2008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풀리그전서 김동주가 보여준 슬라이딩과도 같았다.
 
진갑용의 공을 잡은 미트가 김현수의 안면을 강타했으나 이미 그 직전 김현수가 홈플레이트를 손으로 짚은 순간이었다. 3루수 박석민의 중계가 있기도 했으나 과감하게 뛴 김현수의 발야구는 높이 살 만 했다.
 
안타로 출루한 김동주도 최준석의 중견수 뜬공 후 양의지 타석서 도루를 성공시켰다. 올 시즌 방망이만으로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 속 한 베이스 더 가는 플레이를 하고자 노력하는 김동주의 열의를 볼 수 있던 순간이다. 이미 김동주는 시범경기서부터 호시탐탐 상대 수비의 틈이 보일 경우 적극적 주루에 신경썼다.
 
그러나 팀은 패했다. 4회말 박한이의 좌중간 안타 때 중견수 정수빈의 미숙한 수비와 포수 양의지의 아쉬운 선택에 의한 진갑용의 3루 도루가 나오는 등 작은 야구에서 허점이 나왔다. 배영섭의 3루 땅볼 때는 양의지가 주자 진갑용과 동일 선상에 위치하며 3루수 윤석민의 시야에 가려져 3-3 동점 득점이 나오기도 했다. 그 이전 4회초 이성열의 중전 안타 때 정수빈이 한 베이스 더 가려다 횡사한 것도 경기를 패배로 이끌었다.
 
8회말 상대 마무리 오승환의 첫 블론세이브를 이끈 손시헌의 동점 중월 솔로포가 터졌으나 세밀한 야구에서 약점을 비췄다. 아까운 패배 속 중심타자들의 뛰는 야구가 빛을 잃은 경기였다.
 
farinelli@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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