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감독의 '신뢰와 믿음' 배터리론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5.21 10: 48

"신뢰와 믿음이 기본이다".
레전드 투수 출신 김시진(53)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투수와 포수를 동시에 일컫는 배터리의 조화를 역설했다.
20일 문학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SK와의 원정경기가 비로 순연된 후 만난 김 감독은 악몽의 전날(19일) 경기였던 대구 삼성전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렸다. 그도 그럴 것이 5-3로 리드한 상황에서 8회를 맞았지만 믿었던 오재영이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여전히 5-4로 리드한 9회말에는 송신영이 끝내기 안타를 맞고 블론세이브를 했다.

이에 김 감독은 "할 말이 없다"고 복기를 꺼리며 씁쓸하게 웃은 후 "날 찾지 말아달라. 자주 못 볼 것"이라고 농담처럼 답답함을 하소연했다.
김 감독은 당시 투수들과 배터리의 호흡에 비추어 배터리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 감독에 따르면 투수는 포수에 따라 투구 패턴이 바뀐다. 그렇지만 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많아야 35%다"는 김 감독은 "따라서 포수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65%는 포수가 볼배합을 조절한다. 현역시절 이만수(SK 2군 감독)와 배터리를 이뤘을 때도 75~80%는 따랐다"고 설명했다.
"배터리는 결국 신뢰와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그는 "투수가 투구 인터벌이 길다는 것은 투수와 포수의 사인 교환이 원활하지 않다는 뜻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포수가 "기본적으로 영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수가 수많은 타자들의 세세한 데이터를 속속들이 알고 있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기본적인 데이터는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현재 투수 컨디션에 접목시켜야 한다는 것. 포수는 현재 마운드에 올라 있는 투수의 주무기는 당일 컨디션에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숙지해야 한다. 결국 결정구는 그 투수의 주무기가 돼야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상태에서 가장 좋은 볼을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김 감독은 포수에게 대부분 사인을 맡기는 편이다. 벤치에 앉아 있는 코칭스태프에게 의존하다 보면 정작 포수가 상대 타자들에 대한 분석을 게을리 할 수 밖에 없게 된다는 것. 가끔 애매한 상황에서 벤치쪽을 보면 사인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포수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봤다.
 
결국 김 감독은 포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배터리 조화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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