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액토즈소프트에서 출시한 '다크블러드'가 게임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2009년 프리챌에서 서비스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던 '카르카스 온라인'의 게임성을 보고 액토즈소프트가 승부수를 던진 것이 통하면서 게임팬들과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런 성공사례는 아직까지 극히 소수일 뿐이다. 2010년 출간된 게임백서에 따르면 2009년 제작 게임수는 360개, 출시 게임수는 217개, 배급 게임수는 249개지만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게임은 불과 10여종이다. '독이든 성배'나 '낙타가 바늘 구멍 통과하기' 정도로 비유될 정도로 개발사와 퍼블리셔 모두 고민에 빠져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직 절반이 지나지 않았지만 그런 의미에서 2011년은 퍼블리셔들의 활약이 대단한 해이기도 하다. 한게임 '테라'를 시작으로 액토즈소프트 '다크블러드'에 이어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CJ E&M 넷마블의 '솔저오브포춘'까지 게임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특히 '솔저오브포춘'은 출시하자 마자 인기순위 26위를 기록하며 떠올랐고, 근 몇 년간 양강 체제로 굳어져왔던 FPS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게임성도 뛰어나지만 게임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필요한 마케팅적 요소까지 나무랄데 없다는 평가를 끌어내고 있는 '솔저오브포춘'의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CJ E&M 넷마블 퍼블리싱사업본부 박대길 팀장을 OSEN이 지난 주 만나봤다.
게임 퍼블리싱 작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미덕은 무엇일까. 여러가지 요소가 있지만 흥행성이 단연 첫 번째다.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도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요소가 떨어지면 성공하기가 정말 어렵기 때문. 다행스럽게 게임이 서비스되면서 자리를 잡으면 든든한 뒷받침이 가능하지만 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을 정도의 반응이라면 마냥 지원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면에서 박대길 팀장은 게임의 맥을 제대로 짚을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게임 유통, 게임 기획, 게임 기자, 게임 분야에서 이처럼 다양한 경험을 지닌 이를 찾기 힘들다. 박대길 팀장은 게임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묻자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로 먼저 말문을 열었다.
"끝없이 게임에 대한 가능성을 고민하는 것이죠. 게임성은 높지만 시장에 출시됐을 때의 흥행성,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개발사들의 역량도 빠질 수 없는 요소입니다. 서비스 시점은 다가오는데 개발사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그만큼 서비스하기 순조롭지 않기 때문이에요".
게임전문가로 불리는 그답게 가장 고민스러운 부문은 지나치게 높은 게임성으로 인해 대중성이 떨어지는 게임들. 일반 게임팬들의 눈높이 맞추지 못할 경우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자칫 잊혀지는 게임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그는 게임사들도 유저들의 눈 높이에 맞출 수 있는 변신을 잘 할 수 있는 게임이 성공한다는 지론을 힘주어 말했다.
"대중성을 절대로 무시해서도 무시할 수도 없어요. 16년 가까이 게임을 봐오면서 대중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게임들은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너무 많이 봐왔습니다. 일부 게임사들은 기술력을 뽐내기 위해서 색다른 기능을 넣거나 구현하는데 너무 많은 힘을 사용합니다. 독특한 개발력도 중요하지만 유저들과 타협점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저희도 제품을 서비스하기 전에 개발사들과 유저들의 눈 높이를 맞추기 위해 여러가지 제안을 합니다".
넷마블같은 거대 퍼블리셔의 퍼블리싱 책임자로 있는 그에게 외압이나 유혹같은 것은 없었을까. 다소 불쾌할 수 도 있는 질문에 박 팀장은 명쾌하게 답을 했다.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죠. 감사도 얼마나 심하게 들어오는데요. 저 뿐만 아니라 게임을 보는 눈들은 다 비슷하지 않나해요. 주변에서 추천이 들어오면 1차적으로 검토하고 리스트에 올려두지만 저 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도 가능성에 대해 수긍을 해야 그 게임에 대한 퍼블리싱 가능성 작업에 들어갑니다. 내부 심사과정도 통과해야 하고 무조건 적인 로비가 통하는 시대는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솔저오브포춘'은 박 팀장을 사로잡았다. '솔저오브포춘'은 명작 FPS 게임의 대명사로 게이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솔저오브포춘'의 세번째 타이틀인 '페이백'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FPS의 명가 액티비전(Activision)과 드래곤플라이가 야심차게 준비한 게임.
사실적인 그래픽과 다양한 액션으로 표현력이 뛰어난 게임인 '솔저오브포춘'에 대해 박팀장은 'FPS의 진화'라고 평가하면서 유저들에게 다가서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몇년 동안 많은 FPS 신작들이 나왔으나, 기존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를 뛰어넘지 못했는데 '솔저오브포춘'이 공개서비스를 시작하자 마자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이용자들에게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저 여러분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박대길 팀장과의 인터뷰는 부드럽지만 분위기면에서는 시종일관 진지했다. 게임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가 꿈꾸고 달리고 있는 사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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