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상황이 되면 박정진을 써야지".
21일 군산구장. KIA와의 원정경기를 앞둔 한화 한대화 감독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투수 최고참 박정진(36)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이었다. 한화 불펜의 절대적인 핵으로 군림하고 있는 박정진이다. 한 감독은 "오늘 상황이 되면 박정진을 써야지"라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18일 잠실 두산전 3이닝 60구 역투 후 이틀간 충분히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이날 등판에는 무리가 없었다.
그리고 7회. 한화가 최진행의 좌전 적시타로 5-4 재역전에 성공하자 한대화 감독은 지체하지 않고 박정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6회 훌리오 데폴라가 공 3개로 실점없이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았지만 믿음을 주기에는 모자랐다. 시즌 초 박정진을 지나치게 아끼다 아깝게 내준 경기가 더러있었던 터라 한 감독은 이기는 경기만큼은 확실히 잡고 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 의지의 표현이 바로 박정진이었다.

한 감독의 전폭적인 기대대로 박정진은 또 한 번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박정진은 21일 군산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7회부터 4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세이브를 따냈다. 특유의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오버스로 피칭으로 KIA 타자들을 제압했다. 3이닝 동안 피안타 1개를 맞았지만 대신 탈삼진을 4개나 잡아내는 위력을 떨쳤다. 총 투구수는 33개. 3이닝을 1이닝 던지듯 간단하게 막아냈다.
이로써 박정진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전부터 이어온 무실점 행진을 10경기-17이닝으로 늘려갔다. 불펜에서 가공할 만한 불패신화를 쓰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박정진은 17이닝을 던지며 피안타와 볼넷을 7개씩 내줬을 뿐 탈삼진은 24개나 잡았다. 피안타율 1할2푼7리, 이닝당 출루허용률 0.82, 9이닝당 탈삼진은 12.71개에 달한다. 구대성의 은퇴 이후 잃어버린 불패 투수를 한화는 찾았다. 바로 박정진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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