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작은 빈틈도 놓치지 않았다. 상대의 거센 초반 압박에 조금의 위축도 없었다. 오히려 작은 틈을 놓치지 않는 그의 실력은 테란전 '마스터'다웠고, 스타크래프트1의 '최종병기'라는 애칭이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최종병기' 이영호(19, KT)이 테란전이 MSL 8강전서 그 위력을 다시 확인했다. 이영호는 21일 서울 문래동 룩스 히어로센터에서 열린 MSL 8강 신상문과 경기서 3-1로 승리를 거뒀다. 매 세트 신상문의 초반 압박에 불리하게 출발했지만 야수와 같은 감각적인 경기력으로 승부의 추를 뒤집으며 승리를 연출했다.
상대 신상문의 '실력이 부족했다'라고 보기 보다는 이영호가 너무나 잘하는 경기였다. 패배한 3세트를 제외하고 2세트와 4세트서는 이영호의 진가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신상문의 발빠른 초반 압박에 앞마당 입구 지역을 잡으며 기선 제압을 당했지만 자칫 완전하게 가라앉을 수 있는 분위기를 적극적인 벌처 활용과 유기적인 레이스 활용으로 반전에 성공했다.

역전승을 연출했던 2세트서는 뒤늦게 레이스를 모았지만 상대의 거센 공격을 잘 버텨내면서 승리의 포인트를 정확하게 포착했다. 병력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거점을 기막히게 활용하며 12시와 6시 지역을 장악하며 자원의 원활한 수급을 만들었고, 결국 이 포석은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4세트는 더욱 놀라웠다. 순간적인 반응 속도가 그야말로 예술적인 경지였다. 신상문의 짧은 포격을 놓치지 않고 그 곳을 지나가던 적의 레이스를 기막히게 짤라냈고, 병력 열세인 상황에서도 상성상 불리한 유닛을 먼저 제거하면서 기막힌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불리했던 경기서 역전을 연출하며 승부의 쐐기를 박은 이영호. 과연 이영호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경기였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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