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최은성의 '협박', 대전을 초심으로 돌렸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05.23 07: 18

'노장' 최은성(40)의 협박 아닌 협박이 대전 시티즌을 변하게 만들었다.
대전 시티즌은 지난 22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11라운드 홈 경기서 선두권 포항 스틸러스에 0-0으로 비기며 정규리그 4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비록 승리로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날 눈부신 선방으로 팀의 골문을 든든히 지킨 골키퍼 최은성은 "4연패를 해서 고참으로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팀의 부진에 마음 고생이 심했었다고 전했다. 최은성은 1997년 대전에서 데뷔한 이후 15년째 한 팀에만 몸을 담고 있다. 그만큼 팀에 대한 애정은 그 누구보다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최은성은 팀이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선수들과 여러 이야기를 하며 선수들간 화합을 다졌다. 그러나 경기에서 큰 차이는 없었다. 자극을 줄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어설픈 자극은 통하지 않았다. 최은성은 결국 강한 자극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서울같이 좋은 팀도 삭발을 하는데 우리도 무언가를 해야하지 않겠냐'고 했다. 그 대상으로 나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최현(33)을 택했다. 최현을 앞으로 불러서 '다음 경기도 좋지 않으면 최현을 삭발시킬 테니 알아서 해라'고 했다"며 사연을 설명했다.
선수들이 확실하게 자극을 받아서일까? 대전은 18일 김해시청과 FA컵 32강전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방심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90분 내내 경기에만 집중했다. 당시 선발 골키퍼로 나선 최현도 삭발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인지 무실점 선방을 펼쳤다.
대전 선수단의 변화는 김해시청전에서만 발휘된 것이 아니었다. 완전한 변화였다. 시즌 초반 경기에 임했던 초심으로 돌아갔다. 왕선재 감독이 항시 말하는 주연이 아닌 조연이 됐다. 개인 플레이가 아니라 단체 플레이, 화려한 개인기가 아닌 조직적인 플레이를 펼친 것. 그러다 보니 경기도 잘 풀렸다. 이는 포항과 경기서 확인할 수 있었다.
대전은 포항전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다. 상대가 선두권을 달리는 강팀이기 때문. 그러나 좋은 경기를 펼쳤다. 공격과 수비 모두 밸런스가 좋았다. 그러나 만족하고 있을 수는 없다.
 
오는 29일 포항보다 더 강하다고 평가 받는 리그 1위 전북 현대와 경기가 있다. 대전에 전북전은 최대의 고비다. 이 고비만 넘는다면 2주간의 꿀맛 같은 휴식 기간이 주어진다. 2주의 휴식 기간을 편하게 지내려면 대전은 전북전에서 포항전 이상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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