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위는 감독 권한에 대한 명확한 선을 그어달라".
조광래 축구 대표팀 감독은 2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6월 3일과 7일 세르비아-가나전에 출전할 국가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조광래 감독은 폭탄 발언을 내놓았다. 대표팀 운영 전반을 맡고 있는 기술위원회에 대한 쓴소리를 던진 것.
조광래 감독은 기자회견서 "기술위원장과 미팅에서 많은 문제가 생겼다.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면서 "선수 선발권에 대해 그동안 자행되지 않았던 사태가 일어났다. 감독 고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물론 대표팀 전체를 곤경에 빠트릴 수 있는 상황으로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 감독은 "코칭스태프가 명단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함부로 내던지는 행위는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다. 대표 선수 명단이 적힌 것은 단순히 종이 한 장이 아니다. 충분히 존중 받아야 하는 것이다. 기술위원장과 기술위의 행동은 앞으로 심각한 갈등을 가져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 감독과 기술위는 이미 진통을 겪고 있다. 지동원(전남) 김보경(세레소)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 중복으로 선발된 선수들에 대한 교통정리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것. 구자철은 기술위의 결정에 따라 올림픽 대표팀에 배정됐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과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홍명보호의 '캡틴'으로 활약했던 구자철은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올림픽팀에 배당됐으나 소속팀의 펠릭스 마가트 감독이 차출에 반대해 합류가 불발됐다.
김보경도 소속팀이 현재 J리그서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팀 사정으로 인해 핵심선수를 내놓을 수 없다고 반대하다 물밑작업을 통해 올림픽팀 차출을 허락받았다.
구자철과 김보경의 경우 소속팀의 반대에는 문제가 없다. FIFA 규정상 올림픽 대표팀에 차출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A 대표 차출이 아닌 이상 굳이 보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위는 국내 사정만 파악하고 국제 흐름을 전혀 무시하며 선발을 추진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조 감독은 기술위원회에 대해 3가지 질문을 던졌다. 조광래 감독은 "국가대표팀 운영에 대해 기술위원장과 감독의 권한이 어디까지인지 명확한 구분을 원하고 감독이 언론과 인터뷰 시 협회에 사전 허락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면서 "이러한 질문에 대해 이회택 기술위원장의 답변을 들은 후 향후 상황에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10bird@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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